차 영 호
외진 변두리의 매립지에서 시인은 불구의 세상을 보고 있다. 아무리 추하고 엉망이 되어버려 꼴사나운 것도 눈에 보이지 않도록 묻어버리면 그만이라는 인식에 회초리를 대고 있는 것이다. 묻는다고 묻히는 게 아니다. 물구나무 서서 바라보는 세상 속으로 구름과 바람이 너끈하게 흘러가듯이 못나면 못난대로 비록 볼품 없어 팽개쳐진 것이라도, 그런 인생이라도 그 모양 그대로의 존재의 가치를 충분히 가지고 있는 것이라는 시인 정신이 칼날처럼 서 있는 작품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