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안동 찾은 英 여왕 생일상에 오르기도

△안동 간고등어의 문화적 배경

안동사람들의 경우에는 비록 자기 집에서 의례를 행하지 않아도 간고등어를 먹을 수 있는 기회와 빈도가 무척 높았다. 왜냐하면 의례음식은 본질적으로 나눠먹는 음식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안동은 조선시대에 유교 문화적 색채가 강해 조상제사를 위시한 일상의례를 매우 중요하게 여겼기 때문에 일상의례가 잘 준수된 곳이다. 따라서 자기 집에서 의례를 행하지 않아도 안동 사람들이 간고등어를 먹을 수 있는 기회가 많다는 점 또한 타 지역과 상당히 구별되는 점이다.

또한 간고등어가 저렴하고 장기보존이 가능해 가난한 사람들에게조차도 일상의례의 실행을 쉽게 도와줄 뿐만아니라 집으로 찾아오는 손님에게도 비교적 제 때에 무리 없이 대접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그리고 간고등어의 저렴성과 장기보존성이 의례의 영역에서는 간고등어의 품격을 낮추고 접빈객과 어른 예우 등의 영역에서는 오히려 품격을 높이는 구실을 했다. 즉 간고등어는 의례에서는 평범한 음식이 되고 접빈 시와 어른 예우 시에는 고급음식이었다.

△여왕의 밥상에 맛을 더하다

안동은 유교의 전통과 양반문화가 오롯한`한국정신문화의 수도`로 불린다. 1999년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한국 방문 당시 가장 한국적인 도시로 꼽혀 여왕이 하회마을을 찾아 `하회별신굿놀이`를 관람하고 풍산 류씨 종가 양진당에 머물러 봉정사를 다녀갔다. 때마침 73세 생일을 맞게 된 여왕을 위해 하회마을 담연재에서 한국 전통음식으로 준비된 생일상에 `안동 간고등어`구이가 오른 것이 안동 간고등어 문화상품화 사업의 계기가 됐다.

△간고등어, 안동의 문화

여왕의 안동 방문은 곧 전국의 관광객이 안동을 찾을 것이라는 들뜬 기대였으며, 안동이 한국문화를 체험하고자 하는 세계인이 머무를 곳으로 손꼽히리라는 기분 좋은 확신이었다. (28일 4편에 계속)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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