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한말 프랑스인 선교사 에밀 타케, 한국명 엄택기 신부<사진> 사후(死後) 65년.

파리외방전교회 소속 선교사인 타케 신부는 1911년 일본에서 온주밀감 14그루를 제주도에 들여와 밀감산업을 일으킨 주인공이다. 서귀포시 서홍동 204번지 `면형의 집` 앞에는 그중 살아남은 한 그루가 아직도 열매를 맺고 있다. 그는 제주에서 자생하고 있는 왕벚나무(천연기념물 제156호)를 발견하고 유럽 식물학계에 알렸다. 아직도 끝나지 않은 한·일 왕벚전쟁의 결정적 열쇠를 제공한 것이다.

타케 신부는 1897년 24세 때 사제 서품을 받고 이듬해 우리나라에 건너와 50여 년간 부산, 진주, 마산, 제주도, 목포, 대구 등지에서 사목했는데 그가 부임한 곳마다 왕벚나무를 심어 아직 그 나무들이 열매를 맺고 있다.

우리나라 식물의 표본을 채집해 학명을 짓고 유럽 학계에 알리는 등 그가 한국식물분류학계에 남긴 흔적은 뚜렷하다. 7천40여 종의 식물을 채집해 유럽에 보낸 표본 중 250여 종이 신종으로 분류됐다.

천주교 대구대교구가 왕벚나무의 원산지가 한국임을 세계에 알린 에밀 타케(1873~1952·한국명 엄택기) 신부의 삶을 따라가보는 테마투어를 연다.

`타케 신부님과 왕벚나무 테마투어`를 제목으로 하는 이번 테마투어는 에밀 타케 신부의 행적과 신부가 심은 것으로 추정되는 대구 중구 남산동 천주교 대구대교구청 내 왕벚나무를 투어하는 일정으로 진행된다.

전문 해설사가 해설을 하며 대구대교구청 내 에밀 타케 왕벚나무, 에밀 타케 신부 묘소, 체험프로그램 등 2시간 여 동안 진행될 예정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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