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안동선비의 고급 반찬이자 혼상제례 필수품

△ 안동간고등어의 유래

안동은 경상북도 중앙에 위치한 내륙지방이다. 싱싱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는 지리적인 조건과는 애당초 거리가 멀었다. 안동 사람들은 가장 가까운 해안지역인 영덕으로부터 해산물을 운반해 와 먹었는데 바로 안동간고등어의 유래가 비롯된 대목이다.

동이 틀 무렵 영덕의 강구항을 출발한 고등어 달구지는 날이 저물어서야 임동의 쳇거리장터에 도착할 수 있었다.

안동까지 남은 길은 10리나 됐고 간잽이는 여기서 고등어의 배를 갈라 왕소금을 뿌렸다. 소금이 뿌려진 고등어는 안동까지 오는 동안 바람과 햇볕에 자연 숙성 됐고, 비포장길에서 덜컹거리는 달구지에 실려오는 동안 자연스레 물기가 빠져 나오면서 안동에 도착할 즈음엔 육질이 단단해 지고 간이 잘 배어 맛있는 고등어가 되는 것이었다.

△ 안동간고등어의 문화적 배경

시간을 소급하면 간고등어는 가난한 안동선비의 고급 반찬이었다. 내륙에 위치하니 싱싱한 어물을 구경하기가 어려웠고, 상인들도 내륙 깊숙한 지역에는 소금으로 간을 한 고등어를 공급했다. 자연히 안동사람들은 간이 되지 않은 통고등어 보다 소금에 절인 간고등어를 더 자주 먹을 수 밖에 없었다.

남의 집에 일을 하러 가도 중요한 반찬으로는 명태구이가 아니면 고등어구이가 나왔고 제사가 드는 큰 집에 갈 때면 고등어 한 손을 가지고 가는 것이 다반사였다. 그러므로 5일 주기로 열리는 안동장에 가면 고등어를 사오는 것이 기본이나 다름없었다. 안동사람들에게 이처럼 고등어가 더 친숙하게 된 데에는 혼상제례를 위시해 생일이나 회갑잔치에도 고등어가 비교적 자주 올랐다는 문화적 취향이 작용했다.

안동에는 특히 유서 깊은 집성촌이 밀집해 있어서 각종 의례에서 동성 간에 협력과 교류가 잘 이뤄질 뿐만 아니라 그것을 중요하게 여기기도 했다. (21일 3편에 계속)

/윤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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