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상오 울릉경비대장
▲ 백상오 울릉경비대장

나는 지난 2016년 11월 9일 울릉경비대장으로 부임한 백상오 경정이다.

전임 울릉경비대장이던 고(故) 조영찬 총경과 2016년 10월 울릉경비대장직에 함께 지원하기도 했다.

전임 조 대장은 10일간의 짧은 임기를 끝으로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게 됐고, 내가 고인의 후임으로 울릉경비대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만약 내가 부임하게 됐더라도 조 대장처럼 지형지물 답사를 위해 주말에 나섰을 것을 생각하니 미안하고 안타깝다.

울릉경비대는 울릉도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최동단 독도까지 담당하면서 영토주권을 수호하는 임무를 가진 부대다.

울릉도·독도와 같은 섬 지역의 경우, 해안을 통한 적 침투는 언제 어디서 발생할지 알 수 없다.

그러하기에 울릉도와 독도 수호 임무는 365일, 24시간 빈틈없이 지속돼야 하며 휴일이 따로 있을 수 없다.

이에 조영찬 대장은 울릉경비대장으로 부임하자마자 울릉도의 주요 지형을 파악하고자 첫 주말부터 지형 정찰에 나섰고, 부임 후 두 번째 주말 하산 중 실족해 사망했다.

평상시 책임지역 내 지형지물을 답사해 완전히 파악해 두어야 한다는 것은 울릉경비대의 주요한 임무다.

이는 관련 규정에도 명시돼 있다. 따라서 조 대장의 지형지물 답사와 파악은 근무의 연장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기에, 고인의 죽음이 공무와는 무관한 사적행위로 인한 것이었다는 공무원연금공단의 결정이 안타깝다.

전국 방방곡곡, 특히 도서·산간·벽지 등 근무환경이 열악한 특수지에서 헌신하고 있는 이들이 자긍심을 가지고 일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그들은 위험지역에서 근무하며 우리 사회의 버팀목이 되고 있는 사람들이다.

불의의 사고로 돌아가신 조영찬 총경의 뜻을 기릴 수 있도록 우리 사회의 지원과 격려가 있어야 할 것으로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