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서구를 전통 민속 문화 도시로 만들면 어떨까요?”

추석 연휴가 끝난 지난 27일 류한국 대구 서구 부구청장은 기자와 만나 “서구를 전통 민속 문화 도시로 만들기 위해 각종 계획을 추진해 볼 생각이다”며 이렇게 말했다.

서구의 전통 민속 문화 놀이인 날뫼북춤과 천왕 메기를 구청이 직접 포장, 서구의 대표 상징물, 색깔로 만들어보겠다는 것이다.

서구는 다른 지자체에 비해 독특한 색깔이 없다. 아니 대표할 수 있는 상징물이나 특화된 무언가가 없다. 류 부구청장은 이런 서구의 허점을 짚어내고, 구청장 권한대행 이후 처음으로(?) 독창적 구정 방향 설정에 들어간 것이다.

실제로 류 부구청장의 서구 색깔 만들기 내용은 참신했고, 거침이 없었다.

“서구 중리동 인근에 문화원을 지을까 합니다. 그린벨트 내에 문화원은 세울 수 있기 때문에 크게 문제될 게 없을 듯해요”

극도로 말을 아끼는 류 부구청장의 서구 색깔 만들기 프로젝트는 즉흥적인 계획 타진 수준이 아니었다.

“지역에 서구처럼 전통 민속 문화 놀이가 계승돼 오는 경우는 없어요. 전통 민속 문화 자원은 분명 서구의 대외적 이미지를 업그레이드 시킬 수 귀중한 것입니다”

사실 서구는 그동안 푸른 서구 만들기 등 나름의 색깔은 내뿜고 있지만 크게 효과가 없다는 게 주변의 평.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시각을 가진 류 부청장의 서구 색깔 만들기 계획이 주목받을 수밖에 없는 셈이다.

특히 류 부구청장은 불미스러운 일로 자리를 떠나 있는 윤진 서구청장의 권한 대행이다.

주변에서 구청장 자리를 내심 원하며 서구로 온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지만 그는 어떤 의사도 밝히지 않은 채 진행 중인 구정 사업에만 몰두해 왔다.

심지어 기자들이 다그쳐 물을 때도 “앞으로의 일은 알 수 없는 것 아닙니까”라며 자신을 절대 드러내지 않았다.

이런 그가 갑자기 문화원 건립 등 자신의 프로젝트를 끄집어내니 깊은 속내가 궁금할 수밖에 없는 게 사실이다.

올해 서구는 시끄러웠다. 수장들의 잇단 낙마도 있었다. 그의 속내가 무엇이든 문화원 건립 등 전통민속 문화 도시로의 서구 꾸미기 프로젝트는 참신하다.

침체된 서구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계획 중이다', '구상 중이다', '말할 단계가 아니다' 등 두루뭉술한 헛말이 아닌, 또 야심을 채우기 위한 빈말이 아닌 그의 구상이 진정 서구에 도움이 되는 이미지 반전 프로젝트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김윤호기자 yh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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