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소 내

그대 밥을 먹었는가

어제는 더운 밥 먹고

오늘은 어이 찬밥 신세인가

누가 밥을 못 지어

눈물밥을 먹었는가

무엇으로 밥을 모았으며

남긴 밥은 어디 두었는가

지은 밥 뉘에게 앗겼는가

아, 거리엔 긴 그림자

주려 죽은 주검 위에

배 터진 주검 널렸나니

앗지도 앗기지도 말고

가슴 활활 태워 밥을 지어

이 시는 밥에 대한 얘기지만 그 이면에는 우리 사회 불구의 현상에 대해 꼬집고 있는 작품이다. 부당하게 돈을 벌고, 치부하고, 남의 재화를 강탈하는 자본 사회의 부조리를 밥을 통해 강변하고 있는 것이다. 빈익빈 부익부의 부조화와 불구의 현대사회를 향한 매서운 회초리를 대는 시정신이 날카롭기 짝이 없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