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철 문

우리 어머니 요술쟁이 없는 마술을 낳으셨네

우리 어머니 무엇을 낳으셨나?

껍데기도 없이 텅 비었네

우리 어머니 어떻게 아들을 부르시나?

당신의 아들을 찾을 수 없네

아들 없는 우리 어머니 어디에 계시나?

이 시는 어머니와 나의 관계에 대한 깊은 사념에서 비롯된 작품이다. 어머니는 한 생명의 원천이고 출발점이고 뿌리다. 그런데 이 시에서는 어머니가 낳은 것은 내가 아니라 껍데기도 없이 텅 비었네 라고 말하고 있다. 어머니로부터 비롯된 나지만 나의 존재는 없다는 것이다. 시인의 다른 시에서도 발견되는 무아(無我)의 시정신이 오롯이 나타난 작품이다. 소유와 욕망으로부터의 자유로움을 추구하는 시정신의 발로라 할 수 있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