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안동병원 등 전국 6곳 배치
심장질환, 뇌질환, 중증외상 등
3대 중중응급환자 이용 절반이상
환자 사망률 낮추는데도 큰 기여

▲ 강원도 응급의료 전용헬기(닥터헬기)가 경기도 양평지역 환자를 이송했다. 10일 양평군에 따르면 지난 9일 오전 양동면에 사는 68세 여성이 가슴 통증과 두통을 호소하며 계정보건진료소를 통해 닥터헬기를 요청했다. /양평군 제공=연합뉴스

#사례1. 전라남도 완도군에 살고 있는 A씨(73)는 지난 13일 밤 11시께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 차와 부딪혀 얼굴과 왼쪽 어깨에 부상을 입었다. 완도대성병원으로 이송된 A씨는 당시 눈 주변 뼈 등 여러 부위에 골절이 있어 위중한 상태였다.

병원 측은 환자의 상태가 심각한 것으로 판단, 11시 15분께 전라남도 목포한국병원 운항통제실로 닥터헬기를 요청했다. 전남 닥터헬기 항공의료팀은 즉시 출동해 63km 떨어진 완도 망석리 헬기장까지 37분 만에 도착했다. 시간이 지체되면 환자에게 심각한 장애가 남을 가능성이 컸기에 상처부위 소독 및 압박붕대 지혈 등 현장 응급조치를 하며 신속하게 환자를 헬기로 이송했다.

결국 A씨는 닥터헬기를 요청한 지 80분 만에 목포한국병원에 도착, 미리 대기하고 있던 의료진에 의해 정밀검사와 전문 약물치료를 무사히 받을 수 있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3일 기준 `응급의료 전용헬기(Air Ambulance)`(이하 닥터헬기)로 이송한 환자 수가 4천명을 돌파했다고 17일 밝혔다.

닥터헬기는 의료 취약지나 환자를 이송하기 어려운 도서·내륙산간 지역의 거점의료기관에 배치돼 의료진이 동승한 채로 현장에 출동하는 헬리콥터다. 요청 5~10분 내 의사 등 전문 의료진이 탑승·출동하고, 첨단 의료장비를 갖춰 응급환자 치료 및 이송 전용으로 사용하는 헬기를 말한다.

현재 경북 안동병원과 인천 가천대길병원, 전남 목포한국병원, 강원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충남 단국대병원, 전북 원광대병원 등 전국 6곳에 배치돼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2011년 9월 첫 운항을 시작한 닥터헬기는 그 해 76명의 중증응급환자를 이송했다. 이후 2012년 320명, 2013년 485명, 2014년 950명, 2015년 941명, 2016년 1천196명으로 매년 이송자 수가 늘고 있다.

닥터헬기를 탄 환자 가운데 3대 중중응급환자(심장질환, 뇌질환, 중증외상) 비율은 57%로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호흡곤란, 쇼크, 화상, 소화기출혈, 심한 복통, 의식저하를 겪은 응급환자도 많았다.

실제로 중증응급환자는 신속한 응급처치와 역량 있는 의료기관으로의 이송이 매우 중요하지만, 우리나라는 수도권 및 대도시에 응급의료자원이 집중돼 있어 대형 의료기관으로의 이송이 어려운 도서 및 산간지역은 골든타임을 지키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응급의료 취약지역에서 닥터헬기 이송시간은 평균 23분으로 구급차(148분)보다 훨씬 빠르다.

닥터헬기는 환자 사망률을 낮추는데도 기여하고 있다. 지난 2013년 닥터헬기가 도입된 원주 세브란스기독병원의 경우 닥터헬기로 이송된 중증외상환자의 사망률(14.7%)이 구급차 등 다른 이송수단을 썼을 때의 사망률(27.6%)보다 절반 가까이 낮았다. 특히 전남지역을 담당하는 헬기는 소형에서 올해 중형으로 교체됐다. 이로써 목포한국병원에서 145km 떨어진 가거도를 포함해 전남지역 279개 모든 섬이 닥터헬기 서비스 지역에 포함됐다.

복지부는 “앞으로도 닥터헬기 운영지역을 현재 6개소에서 11개소로 점차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지자체와 협력해 배치병원 뿐만 아니라 국민안전처, 해경 등 구급헬기 운영 기관과의 공조체계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민정기자 hy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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