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현, 역도연맹 시상식서 우수상

▲ 김지현이 지난 27일 경기 수원월드컵경기장 WI컨벤션에서 열린 `2016 대한역도연맹 시상식`에 참석해 기념촬영하고 있다. 이날 김지현은 우수상을 받고 우상 장미란과 만나는 기쁨을 누렸다. /연합뉴스
김지현(18·경북체고)은 `우상` 장미란(33)을 만나는 순간, 고개를 푹 숙였다.

그는 “놀라고 부끄러워서”라고 했다.

김지현은 27일 수원월드컵 경기장 WI컨벤션에서 열린 2016 대한역도연맹 시상식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시상식을 찾은 장미란은 김지현이 앉은 자리로 와 “네가 지현이구나”라고 인사를 건넸다.

김지현은 놀란 마음을 달래며 수줍게 “네”라고 답했다.

“나도 학생일 때가 있었지”라고 김지현의 모습을 보며 과거 자신을 떠올린 장미란은 김지현에게 따뜻한 조언을 이어갔다.

역도를 시작하는 선수 대부분이 `제2의 장미란`을 꿈꾼다.

하지만 역도계가 `제2의 장미란`으로 평가하는 선수는 많지 않다.

극심한 침체기를 겪는 한국역도가 발견한 장미란과 똑 닮은 선수가 김지현이다.

김지현은 장미란과 같은 최중량급(75㎏ 이상) 선수다. 공교롭게도 장미란처럼 중학교 3학년 때 역도에 입문했다.

역도를 시작한 지 2년 만에 한국역도 유망주로 떠오른 것도 `운명`처럼 똑 닮았다.

2015년 신인상을 받은 김지현은 올해는 우수상을 받았다. 2년 연속 대한역도연맹은 그를 주목했다.

김지현은 “사실 올해는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며 “세계주니어역도선수권 대회가 열릴 때 팔꿈치가 아파서 좋은 기록을 내지 못했다”고 곱씹었다.

7월 미국에서 열린 대회에서 김지현은 용상 132㎏을 들어 동메달을 땄지만, 인상에서 103㎏(5위)에 그쳐 합계(235㎏)에서 5위로 처졌다.

팔꿈치 부상으로 개인 기록에 미치지 못하는 무게를 들었다.

김지현은 “올해 열린 가장 중요한 대회였고, 대회에 맞춰 열심히 훈련했는데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거듭 아쉬워했다.

하지만 그의 최종 목표는 올림픽 메달이다.

대한역도연맹은 김지현을 `제2의 장미란`이라고 부르며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세계선수권 4연패를 달성하며 역도계를 평정했던 장미란의 길을 잇길 기원한다.

김지현을 가장 자극하는 이름은 `장미란`이다.

김지현은 “TV로만 봐도 장미란 선배님이 얼마나 대단한 선수였는지 알 수 있다. 선배님과 비교되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다”라며 “한 번도 선배님은 뵙지 못한 건 아쉽다”고 했다.

우상으로 삼은 장미란이 눈앞으로 다가오자, 김지현은 `얼음`이 됐다.

너무 긴장해서 묻고 싶던 말을 모두 전하지는 못했지만 의욕은 커졌다.

김지현은 “정말 꿈같았다. 제2의 장미란이란 수식어에 부끄럽지 않은 선수가 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