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동시 주말 촛불집회
주최측 추산 190만명 참가
청와대 인간띠 잇기 행진도

▲ 제5차 민중총궐기대회가 열린 지난26일 오후 행진에 참여한 시민들이 서울 광화문광장을 출발해 청와대 인근 정부청사 창성동 별관 앞에서 이날 제작 배포된 `광장신문`과 촛불을 들어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200만 민심이 전국을 들섞였다. 서울에서만 주최측 추산 150만 명(경찰 추산 32만 명)이 모였으며, 대구와 경북 등 지방에서도 40만 명이 동참했다.

특히, 지난 26일 집회에서는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는 의미로 시작된 `1분 소등`퍼포먼스가 연출됐고, 바람이 불어도 꺼지지 않는 `LED촛불`부터 `순실이콩밥정식` 등 이색적인 제품들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무엇보다 이날 집회에서는 시민들의 구호가 `박근혜 퇴진`에서 `박근혜 구속`으로 바뀌었다는 점이 주목된다. 사실상 박 대통령을 `피의자`로 규정한 검찰의 수사 내용에 대해 `사상누각`이라고 폄훼하며 조사를 거부하자, 시민들의 분노가 극에 달한 것이다.

1천500여 개 시민·사회단체가 연대한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이날 오후 4시 창성동 정부서울청사 별관과 신교동로터리, 새마을금고 광화문 지점, 삼청로 세움아트스페이스 앞 등 4곳에서 `청와대 인간띠 잇기`행진을 진행했으며, 청와대를 동·남·서쪽에서 에워싸기도 했다.

이에 따라,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한 여권이 국민들의 목소리를 외면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면초가에 놓인 박 대통령이 촛불민심을 반영한 대국민메시지를 내놓을 가능성이 거론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대구·경북에서도 촛불집회

이날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집회는 대구와 포항, 경주 등 지역에서도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졌다. 궂은 날씨였지만, 고사리손을 잡고 나온 주부도 있었으며, 중·고등학생들의 참가도 눈에 띄었다.

박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었던 대구에서 열린 `내려와라 박근혜 대구시국대회`에는 주최측 추산 2만여 명(경찰 추산 5천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오후 7시 10분께 중앙네거리-공평네거리-봉산육거리-반월당 대중교통전용지구와 반월당네거리-계산오거리-서성네거리-중앙네거리 대중전용교통지구로 나뉘어 행진을 벌였다.

행진후에는 방송인 김제동 씨가 진행한 만민공동회가 열렸으며, 이 자리에서 김 씨는 “박근혜 대통령을 즉각 체포하고 구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주에 이어 포항에서도 중앙상가 실개천 거리에서 촛불집회가 열렸다. 주최측 추산 1천800명이 참가한 이날 집회는 시민들의 자유발언 위주로 진행됐다. 이날 포항공대 1학년 김현우 학생은 “지난 대선 당시 포항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80%의 득표율을 얻었다. 이런 사태가 발생한 것은 포항시민 모두의 책임”이라며 “우리가 뽑은 대통령, 우리가 책임지고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주최측 관계자는 “날씨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지난 2차 시국대회보다 많은 시민들이 참석했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스스로 물러날 때까지 지역시민들과 함께 계속 집회를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경주역 광장에서도 주최측 추산 1천500여 명의 시민이 참가해 촛불집회가 열렸으며, 김천과 성주 등에서도 집회가 계속됐다.

/김영태·박형남·이바름기자

    김영태·박형남·이바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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