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복덕 포항시의회 의원
▲ 장복덕 포항시의회 의원

송도 솔숲은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1910년 임업 및 양묘 기술을 가진 당시 40세의 오우찌지로라는 일본인이 송도에 정착하면서 나무를 키워 방풍을 하고 소를 키우고 농사를 지었다고 전해진다. 그 나무들이 자라 이제 100년의 역사가 됐고 포항의 명물이 되고 허파가 됐다.

하지만 해마다 태풍으로 수십그루의 나무들이 넘어져 고사하는가 하면 바닷물이 코앞까지 들어와 뿌리는 검게 썩어가고 토질 또한, 사질토의 특성으로 인해 제대로 성장을 하지 못했다. 이를 안타깝게 여겨 포항향토청년회를 비롯한 많은 포항의 사회단체들이 매년 식목일에는 후계림을 심고 비료를 주는 행사를 갖기도 했다. 그 당시는 숲을 지키기 위해 대부분 철조망과 울타리로 둘러싸여 접근이 어려웠고 필자가 어릴 때는 숲과 잡목이 너무 우거져 혼자서는 다닐 수도 없었다. 2005년을 전후하여 부분 개방을 하면서 운동기구를 설치하고 둘레길을 만들면서 시민들의 접근이 용이해졌다.

하지만 숲은 오히려 대낮부터 술판과 놀음판에 쌈박질로 난장판이 돼 버릴 지경이 돼 포항의 자랑이 아니라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하게 됐다. 또 송림을 관통하는 300m 2차로 도로의 좌우측 양편은 종일 불법주차는 물론, 승용차가 내뿜는 매연으로 소나무에 악영향을 주었다. 급기야, 시내버스들의 양방향 교행이 불편하게 돼 운전기사들이 운행을 거부하는 사태에까지 번지는 상황을 지켜보면서 언젠가 해안도로가 준공이 되면 이 도로를 차 없는 거리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한 바 있었다. `그럼, 차 없는 이 도로에 뭘 하지?`라는 생각에 머물렀을 때, 어릴 적 이곳은 비가 오면 물이 흐르고, 고였던 작은 개천이었고 웅덩이에서 올챙이를 잡았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렇다면 아예 도로 용도를 폐지하는 폐도를 시키고 솔숲을 가로지르는 친수공간을 만들자. 이름은 솔개천이 어떨까`라는 발상에 이르게 됐다.

이후 2013년 포항시의 시책사업 공모에 응모하면서 이 사업은 `송림테마거리`로 이름을 바꾸어 급물살을 타게 됐다. 난관은 있었다. 인근 주민들이 수 십년동안 이용하던 도로의 폐도를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사후관리가 문제라는 의회의 반대 또한, 만만찮았고 30억원이라는 예산 확보도 쉽지 않았다. 쉬운 구석이 하나도 없는 조건에서 수차례의 주민 설득과 공청회를 거치면서 솔숲의 보존과 개발이라는 논리로 고집스럽게 밀어붙인 결과물을 보니 모든 분들에게 감사할 뿐이다. 시간이 날 때마다 낮 밤 없이 공사현장을 서성였던 10개월의 기억이 추억처럼 지나가고 불편을 참아주고 조기완공을 도와준 분들에게 고마움의 눈물이 날 지경이다.

이 사업의 준공과 함께 송도 솔숲은 내년까지 60억원을 더 투입하여 도시 숲으로 거듭날 것이다. 형산강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시작하는 2차 사업은 송도 솔숲의 장소성과 역사성을 바탕으로 공간을 재창출하고 도심관광벨트 구축, 그리고 포항의 대표적인 랜드마크로 조성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밀식된 나무를 솎아내어 주변의 나무를 건강하게 키우고 볼거리, 즐길 거리와 휴식, 체험공간도 새롭게 만들 것이다. 사통팔달의 도심 속 평지에 위치한 솔숲은 32ha면적에 후계림을 포함하여 2만3천그루의 해송들이 자연에 순응하듯 바닷바람의 반대편으로 굽고 휘어져 그 자체만으로도 볼거리이다. 향후, 송도 솔숲은 동빈내항에 정박돼 있는 퇴역함인 포항함과 곧 준공될 해양공원, 송도백사장 복원, 착공을 앞두고 있는 영일대해수욕장 연결 교량 등 주변의 개발 계획과 어울려 포항 도심관광의 큰 축이 될 것이다. 오늘 송림 테마거리 준공을 계기로 송도 솔숲이 생태적으로 건강한 생명의 숲으로, 모두가 함께하는 공존의 숲으로, 그리고 다양함을 즐기는 활력의 숲으로 키워 후대에 물려줄 작은 역사가 되길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