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포항철강산업 심포지엄

`바이 코리아 법안` 등 다양한 입법·정책 제시
기조강연- 박명재 국회의원

국가 기간산업이자 산업화의 상징인 철강산업은 그간 `산업의 쌀`로서 제조업에 양질의 소재를 공급해 산업 전반이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제공했다. 그러나 철강수요가 점차 둔화되고 중국산 저가·저품질 제품이 범람하면서 철강산업이 장기 침체에 빠졌다. 이는 국가세수와 고용에까지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지역경제는 물론 국가경제 전체의 위기로 연결되는 상황이다.

전세계 철강생산능력은 23억8천t인데, 철강수요는 16억3천t에 불과해 7억5천t이 공급과잉이다. 철강수요를 뒷받침하는 조선·자동차·건설경기도 불황이다.

여기에다 중국산 유통으로 가격경쟁력 약화되고 있다.

수입 철강재가 내수시장 41%나 잠식해 세계 최고 수준이며 수입철강재 중 중국산 비율은 60%로 다른 나라에 비해 독보적이다. 여기에다 인장강도가 미달이거나 철근 중량이 모자라는 규격미달 철근이 유통되고 있다. 품질규격 미달 저질 철강재가 중국산이 대부분이다. 국민의 재산과 안전마저 위협하고 있는 실정이다. 거세지는 보호무역주의, 철강산업이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지난 8월 여야 국회의원 29명과 각계전문가 8명, 철강업계 8명 참여하는 국회철강포럼을 발족했다.

국회철강포럼은 `한국 철강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목표로 △철강산업의 전반을 진단하고 △철강산업 활성화 정책과 △불공정 수입 철강재 대응방안 및 △건설안전 확보를 위한 제품 안전기준 강화 등을 중점적으로 다루어 필요한 입법활동과 함께 다양한 정책대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경북 포항·부산 수영·충남 당진·전남 광양 등 철강도시 경쟁력 강화방안 및 회생방안도 마련중이다.

특히 본 의원이 발의한 국가계약법 개정안, 소위 `바이 코리아`법안은 공공부문에 한해 국산자재를 우선적으로 사용하도록 해 저가·부적합 수입철강재에 대한 제재장치를 마련하고자 한다.

저질·저품질 철강재에 대응하기 위해 건설기술진흥법 개정안도 추진중이다.

정부에 철강산업 육성대책을 강력이 요청중이다.

즉,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R&D) 예산지원 △산업용 전기료 인하 및 세제혜택 지원 △구조조정 시 정부개입 최소화(자율적 구조조정)등이 골자다. 현 시점은 철강산업을 통한 지역경제 살리는 골든타임이란 것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지역·정부·철강사, 사양화 속도조절 협력 필요
발제문- 서정헌 스틸앤스틸 대표

경북매일신문과 철강전문 연구기관인 스틸앤스틸이 공동으로 포항철강공단 내 72개 업체(50인 이상)를 대상으로 최근 설문조사한 결과, 포항지역의 불황에 대해 응답자의 63%가 `불황이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고 답했다. `보편적인 불황`이라고 답한 35%를 더하면 98%가 불황이 심각한 수준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철강산업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고 있으나 철강 외 다른 산업으로의 다각화에 대한 확신은 미미한 수준이다. 다만 위기의식은 높아지고 있지만 소득이 줄어 소비가 위축되는 효과는 아직 가시화되지않고 있다.

철강위기의 특성은 후퇴가 어렵다는 점이다. 퇴출 및 사회적 비용이 크기 때문이다.

정부의 역할과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 지배력중심 생존을 위한 투자, 비교역재 내수중심산업은 과잉상태로 수출산업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 신제품 신기술의 한계도 여전하다. 즉 중국의 부상으로 철강위기가 지속되고 있고 구조조정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포항지역의 다각화 노력으로는 장단기 대응전략의 병행, 특히 단기전략에 역점을 둬야 할 것이다. 다양한 다각화 노력보다는 철강산업 사양화에 대한 대응이 더 큰 과제다. 하지만 포항지역 다각화의 한계로는 위기의식 부족, 선제적 대응의 어려움, 지나친 포스코 의존을 들 수 있다. 각 사별 다각화 노력과 정부 설득도 미흡하다.

포항시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지역사회가 지나치게 낙관적인 대안만 제시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총체적 대안을 제시한다면 우선 산업정책 차원에서의 정부역할이다. 사양화 속도를 조절하고 법제도 정비, 정부의 구조조정 방향과 포항의 공조가 필요하다.

철강사의 노력으로는 위기관리를 위한 경영전략, 경쟁력 강화, 통합과 공조를 통한 적응속도 제고라고 할 수 있다. 지역사회로서는 철강불황의 최종 피해자가 지역사회란 점을 인식, 정부와 철강사에 대한 선제적 대응요구, 지방정부의 역량과 역할 주문이 필요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보면, 지역주민과 정부, 철강사의 공동노력이 필요하다. 사양화 영향 최소화에 주력해야 하고 정부는 수입규제를 통해 사양화 속도 조절에 나서야 한다. 철강사 또한 노사관계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지역사회는 철강쇠퇴에 따른 유휴지 재개발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철강과 지역경제의 위기를 인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철강산업의 대안에 대한 인식은 아직 미흡한 점을 각 주체들이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정부 기업합병 등 통해 초대형 철강사 `눈앞`

중국 철강산업의 변화와 한중관계
웨이잉쏭 中 마이스틸 연구원

과거부터 중국은 약 10년마다 경제 주기가 나타나며 정치제도의 개혁과 맞물려 철강산업에도 새로운 흐름을 이끌어 왔다. 특히 2000년대 이후 중국 철강산업은 지속적인 경쟁력 강화 및 구조조정 노력으로 급성장했으나, 철강 생산량 등 중국 대부분의 제조업이 공급능력 과잉문제에 직면한 상태다.

마이스틸 조사에 따르면 현재 중국 전체 고로의 총 생산능력은 10억7천만t에 달한다. 이는 지난 2016년의 새로운 고로 증설분 2천790만t을 포함하지 않은 수치다. 올해 중국에서 폐쇄된 고로에서 생산되는 5천863만t을 제외하고 전기로의 생산능력을 더하면 현재 중국의 연간 철강생산능력은 13억t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정부는 강력한 철강 구조조정을 하고 있지만, 생산설비의 폐쇄가 중국의 철강 생산량 감소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실제로 올해 폐쇄된 설비에서 가동 중이었던 설비의 비율은 20% 미만이다. 오는 2017년의 설비 폐쇄 계획은 환경보호와 품질 향상에 초점이 맞춰져야 실제 생산량 감소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중국 철강산업은 고로 생산에서 전기로, 철광석의 원재료 위주에서 철스크랩 위주로 생산방식의 변화가 예상된다. 전기로는 특성상 시장 대응 능력의 강화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 강판 등의 판재류 중심의 성장세를 보이고 철근 등 봉형강류는 점차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중국 정부가 진행하는 철강산업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기업 합병 등을 통한 초대형철강사의 탄생도 눈앞에 두고 있다.

수입재 방어·가격 경쟁력 두마리 토끼 잡아야

철강 공급과잉과 통상장벽
유승록 포스코 경영연구원 상무

지난 2013년 최대치(약 16억t)를 기록한 세계조강수요는 이후 감소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중국의 China Boom(연평균 13% 성장) 영향이 소멸했기 때문. 신흥국의 성장 둔화 역시 조강수요 감소에 한 몫을 담당했다.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 세계의 조강능력은 조강수요가 뒷받침되지 못해 공급과잉(Overcapa)됐다. 증가세를 보이는 공급과잉은 올해 8억t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자국 철강 보호주의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그러나 세계 3대 철강수입국이자, 중국산과 일본산 철강이 무려 95%를 차지하고 있고, 특히 중국에서의 수입 비중이 64%나 되는 한국은 무역제소, 기술장벽, 수입모니터링 등 일본이나 EU, 미국 등 타 국가들과 비교하면 수입재 방어 정책이 전무한 수준. 이런 상황이 계속될 경우, 한국은 심각한 철강 무역불균형과 무역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먼저 내수시장과 수출시장의 안전화가 우선돼야 한다. AD/CVD 등 무역구제조치를 적극 활용해 수입재 방어정책을 강화하고, 정부 차원의 종합통상정보시스템 구축으로 국가별 수입동향, 주요 시장별·제품별 덤핑마진을 상시 점검해야 한다.

또한, 고부가가치 및 낮은 원가 기술혁신을 통해 가격경쟁력 높은 제품, 친환경제품 등을 개발해야 한다. 더불어 철강~가공/유통~기자재 제작~최종수요가에 이르는 산업간 협력 사업을 발굴해 산업생태계의 활성화를 이끌어내야 한다.

포항시·포스코 역점 티타늄, `제조업 새바람`

티타늄 합금의 특성 및 응용사례
손영일 국방과학연구소 박사

티타늄은 포항시와 포스코가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이다. 제조업 분야에 새로운 `혁신(innovation)`을 불러올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해외에서는 제조업 신장과 국방력 강화,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티타늄 합금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미국 디트로이트에는 경금속신소재 제조 강화, 시카고에는 디지털 제조업과 디자인 기술력을 중점적으로 다루는 산학협력 본부까지 두고 있다. 미국 정부는 이를 통해 10년간 62만2천개의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알루미늄 회사인 알코닉(ALCONIC)은 티타늄 합금을 활용해 제트 엔진 날개의 녹는점을 높이는 등 복합 공학기술의 혁신 추구를 비전으로 세웠다. 알코아(Alcoa)는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알루미늄 조제 시스템과 최적화된 알루미늄 용해 포트폴리오를 갖출 계획이다.

이처럼 티타늄 산업이 주목받는 이유는 소재가 지니고 있는 특성 때문이다.

티타늄은 지구상에 널리 분포된 금속 중의 하나다. 무게는 철강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지만, 강도는 알루미늄 합금보다 2배 이상 강하다.

티타늄 합금은 무엇보다 가볍지만 강하고, 내식성이 우수하다. 비강도 뿐만 아니라 비인성도 다른 금속재료보다 월등한 경량 구조재료로 꼽힌다. 상온 비피로강도가 뛰어나 반복 하중이 실리는 부품에도 쓰인다.

다만 다른 재료에 비해 가격이 비싼데다 성형이나 기계 가공성이 떨어지는 점이 단점이다. 이를 보완한 군수용과 민간 항공기, 자동차, 의료, 전자산업에도 널리 적용되고 있다.

정리/이창형·고세리·이바름·김민정기자

    이창형·고세리·이바름·김민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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