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 5번기 5국서 中 탕웨이싱에 패

박정환 9단이 `바둑 올림픽` 응씨배 우승에 또 실패했다.

박정환 9단은 26일 중국 상하이 잉창치 바둑기금회빌딩에서 제8회 잉창치배(약칭 응씨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 결승 5번기 제5국에서 중국의 탕웨이싱 9단에게 315수 만에 백 5점패(한국식 5집 반 패)를 당했다.

한국랭킹 1위인 박정환 9단은 3국까지 2승 1패로 앞섰지만, 4국과 5국을 잇달아패해 준우승에 머물고 말았다.

막판 유리한 형세를 이끌던 탕웨이싱 9단이 제한시간을 다 소진하고 벌점을 받았지만, 박정환 9단은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자신도 벌점을 받으면서 판을 뒤집지 못했다.

이로써 박정환 9단은 4년 전 제7회 대회에 이어 2회 연속으로 응씨배 준우승에 그쳤다. 박정환 9단은 전기 대회 결승에서는 중국의 판팅위 9단에게 패했다.

박정환 9단은 8강전에서 중국랭킹 1위 커제를, 준결승전에서는 한국랭킹 2위 이세돌 9단을 꺾으며 상승세를 탔지만, 우승 문턱에서 발목을 잡혔다.

이날 최종국에서 백을 잡은 박 9단은 우상귀와 좌상귀에서 포인트를 따며 다소나마 유리한 국면을 만들었다.

그러나 중앙에서 하변으로 이어진 접전 과정에서 흑에 하변 실리를 허용해 집으로 뒤졌다.

이후 박 9단을 끝내기에서 끈질기게 추격했으나 끝내 실점을 만회하지 못했다.

박정환 9단은 35개월 연속으로 한국 랭킹 1위를 지키고 있지만, 세계대회에서는 2011년 4월 후지쓰배와 지난해 2월 LG배 기왕전 우승 이후 우승 소식을 전하지 못하고 있다.

4년에 한 번 열려 `바둑 올림픽`으로 불리고, 우승 상금도 단일 대회로는 가장 많은 40만 달러(약 4억5천만원)를 내건 응씨배는 박정환 9단이 우승을 다짐하던 대회였다.

하지만 2회 연속 준우승이라는 최초 기록만 세우게 됐다. 준우승 상금은 10만 달러다.

한국은 응씨배에서 5회 우승자를 배출한 최다 우승국이다. 하지만 탕웨이싱 9단까지 총 3명의 우승자를 낸 중국에 추격을 당하고 있다.

초대 챔피언인 조훈현 9단을 비롯해 서봉수 9단, 유창혁 9단, 이창호 9단이 1~4회 응씨배 우승컵을 싹쓸이했다. 최철한 9단은 제6회 대회 우승자다.

중국은 창하오 9단(5회)과 판팅위 9단(7회)에 이어 탕웨이싱 9단이 응씨배 우승컵을 들었다.

1988년 창설된 응씨배는 창시자인 고(故) 잉창치 선생이 고안한 응씨룰을 사용한다. 집이 아닌 점(點)으로 승부를 가리며, 덤은 8점이다. 초읽기 대신 벌점제를 적용한다. 제한시간을 초과하면 20분당 2집을 공제하며, 공제는 총 2회 가능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