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배수 수영장 이용객들 피부병으로 치료받아
원전 “분기마다 해역 오염물질 검사서 이상무”

한울원자력본부가 수십 년 동안 방류한 온배수가 피부병을 유발할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한국수력원자력을 비롯한 발전 5사가 유해물질이 포함된 소포제(거품 제거제)를 사용해 물의를 빚었던 터여서 진상 규명이 불가피하게 됐다.

19일 전직 한울원전 협력업체 직원 등에 따르면 한울원전이 발전소 온배수를 활용해 운영하고 있는 스포츠센터 수영장 이용자들이 피부병을 호소,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해안 발전소 대부분은 바닷물을 끌어들여 발전설비에서 발생하는 열을 식히고, 가열된 물을 다시 바다로 배출한다. 친환경기업을 표방해온 한울원전은 국내 최초로 이 온배수를 이용한 수영장을 지난 2002년부터 운영했다. 하지만, 운영 수개월 만에 이용객들이 피부병을 호소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이후 한울원전은 스포츠시설로 유입되던 온배수를 차단했고, 수영장 물을 일반 해수로 대체하면서 의구심을 키웠다. 해수를 사용하는 과정도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졌다. 울진군에 허가를 받지 않고 몰래 해수를 끌어다 쓴 것. 이는 2008년 울진군에 적발돼 5년 동안 무단으로 해수를 사용한 대가로 800여 만원의 추징금을 내기도 했다.

당시 이 스포츠센터에 근무했던 직원 A씨는 “근무 당시 동료직원들이 피부병에 걸려 강릉, 포항 등에서 치료를 받으며 고통을 호소했지만, 본부는 이를 묵살했다”면서 “이후 모 간부의 부인과 모친이 시설 이용 중 피부병이 발생한 뒤 갑작스레 온배수가 아닌 해수로 교체돼 지금까지 운영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호흡기 질환을 유발하는 유해 소포제 방류 논란에 이어 온배수가 피부병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주민들의 불안은 커가고 있다. 원전 온배수에 대한 정부차원의 철저한 검사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높다.

울진주민 김모(51·울진읍)씨는 “최근 해경 적발과 국감에서 밝혀졌듯이 해안가 발전소의 유해물질 배출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면서 “온배수가 피부병을 일으킬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정부가 적극 나서 방사능을 비롯한 수질검사 등을 실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울원전은 원전 인근해역에 대해 분기별로 일반오염물질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오염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스포츠센터 수영장이 온배수를 사용하다 일반해수로 교체한 이유에 대해서는 모르쇠로 일관했다.

한울원자력 관계자는 “한울원전은 온배수를 2단계에 걸쳐 거품을 거르는 설비가 있을 뿐 어떤 화학약품도 첨가하지 않아 일반해수와 온도차이가 있을 뿐”이라며 “해양수산부와의 환경영향평가 협의에 따라 분기마다 인근해역 일반오염물질 검사도 진행하고 있지만, 현재까지는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다.

스포츠센터 수영장과 관련해서는 “온배수를 이용하던 수영장이 왜 일반해수로 교체했는지는 서류상으로 남아있지 않아 알 수 없다”고 말해 의혹을 증폭시켰다.

한편, 현재 한울원전의 온배수 배출량(전 출력운전 기준)은 하루 2천616만t(1·2호기 541만t, 3·4호기 387만t, 5·6호기 380만t)으로, 대부분 울진군 북면 해안으로 배출되고 있다. 오는 2018년 신한울원전이 완공되면 온배수 배출량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주헌석·안찬규기자

    주헌석·안찬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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