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명품 해양관강도시로의 도약을 꿈꾸다
③ 영국브라이튼에서 포항의 미래를 엿보다 (하)

▲ 브라이튼 해변 전경.

지난 상편에서는 브라이튼이 유럽에서 손꼽는 해양관광지로 성장하기까지의 과정과 현재 관광산업의 실태를 짚어봤다. 하편에서는 브라이튼의 공식관광기구인 `비짓브라이튼`에서 11년째 근무하고 있는 홍보담당관 샬럿 배로우(Charlotte Barrow)씨와의 인터뷰와 함께 브라이튼 시의회가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기울이고 있는 노력을 살펴본다.

지난 한해 60여개 컨퍼런스·이벤트 행사 성사
대리 숙박시설 예약제로 계약 1만개 이루기도
해안가 복원·재생 프로젝트 가동, 홍보에도 심혈

□ 비짓브라이튼(VisitBrighton)

`비짓브라이튼(VisitBrighton)`은 브라이튼&호브(행정구역통합)의 공식 관광기구다. 브라이튼이 오늘날의 해양관광도시로 자리 잡을 수 있게 된 것은 역사적·지리적 장점과 더불어 비짓브라이튼의 활약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기구는 브라이튼의 홍보를 담당하는 `브라이튼 마케팅` 부서, 컨퍼런스·회합 및 이벤트를 유치할 수 있도록 도시를 `판매`하는 역할을 하는 `컨벤션`부서, 브라이튼을 찾는 이들에게 도움을 제공하는 `방문자 서비스` 부서 등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해부터 올해에 걸쳐 비짓브라이튼은 90개 이상의 신문이나 미디어의 방문을 주도했으며, 이를 통해 760만 파운드를 초과하는 보도자료와 언론 광고 효과를 달성했다.

또한 비짓브라이튼을 통해 지난해 브라이튼은 167개의 컨퍼런스와 이벤트 문의를 받았고, 이 중 64개가 성사됐다. 덕분에 4천500만파운드의 경제이익을 생산할 수 있었으며 비짓브라이튼에서 시행 중인 컨퍼런스 대리 숙박시설 예약 제도를 통해서는 총 94만6천파운드 가치를 지닌 1만개의 숙박계약이 이뤄졌다.

또한 이 기구는 영국뿐만 아닌 인근 유럽 등의 관광 추세를 분석하고 새로운 잠재적인 고객 확보를 위해 시장 전략을 수립하는 등 `브라이튼`을 하나의 기업처럼 상품화하고 판매하는 데 최적화돼 있다.

 

▲ 브라이튼 곳곳에서는 현재도 새로운 관광 분야 개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브라이튼시의회가 해안가를 중심으로 해변 산책로 보강과 상가, 건물 등을 보완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해변의 쉘터홀을 다시 짓는 공사에 착수했다.
▲ 브라이튼 곳곳에서는 현재도 새로운 관광 분야 개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브라이튼시의회가 해안가를 중심으로 해변 산책로 보강과 상가, 건물 등을 보완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해변의 쉘터홀을 다시 짓는 공사에 착수했다.

□ 도시 전체에 걸친 개발 프로젝트

브라이튼시의회는 브라이튼의 해안가 시설 인프라에 대한 `복원 및 재생 사업`이 긴급하다고 진단하고, 현재 장기적인 투자 프로그램의 첫 단계를 진행하고 있다. 우선 해변 한 가운데에 있는 쉘터홀(Shelter Hall)에 대한 보강공사에 착수했다. 쉘터홀은 과거부터 해일, 폭염 등의 기상악화에 대비한 피난처의 기능을 담당한 건물이다. 하지만 낡고 보수가 필요함에 따라 시의회는 이 건물의 피난처 기능을 강화함과 동시에 상가를 형성해 새로운 형태의 통합 쇼핑·비즈니스센터로 마련할 방침이다. 여기에 브라이튼 마리나 신규 주택 건설과 함께 시 외곽의 개발로 지역 교통 프로젝트를 재정립하는 계획, 오래된 씨 라이프 센터(Sealife Centre) 위의 수족관 테라스 재개발을 통해 일자리와 교육을 포함한 자금 조달 방침, 해안가에 기업을 유치하고자 부지를 확보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일자리 창출과 도시재생을 목표로 새로운 교육 및 연구 시설을 형성하는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유학생이 증가하고 있는 브라이튼은 학생의 숙박 시설 공급을 통해 젊은 층을 끌어들이고 있으며, 댄스 스튜디오와 작업 공간 등 예술거리 형성으로 스타트 업 기업 및 예술가, 대기업의 진출을 노리고 있다.

 

▲ 지난 8월 선보인 브라이튼의 새로운 상징 `i360` 전망대.
▲ 지난 8월 선보인 브라이튼의 새로운 상징 `i360` 전망대.

□ 브라이튼의 새 상징 i360

브라이튼이 18세기 이후 영국 왕실의 휴양지, 오래된 피어(piers, 교각) 등을 통해 고전적인 느낌의 관광지로 이름을 떨쳐왔다면, 지난 8월 4일 문을 연 전망대 `i360`은 브라이튼의 `새로운 상징물`로 자리 잡고 있다.

브라이튼은 이 전망대를 통해 440개의 정규직 및 부가적인 일자리가 발생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으며 앞으로 다른 축제나 행사를 유치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높이 약 162m 이르는 이 전망대는 강한 폭풍으로 폐쇄된 `웨스트 피어`가 있던 자리에 건설됐고 브라이튼의 어느 지역에서도 쉽게 바라볼 수 있는 위치다. 전망대에 함께 설치된 세계 최초의 수직상승 케이블카는 지상 138m까지 올라가며 아름다운 브라이튼의 전경을 감상할 수 있어 이미 소문을 타고 유럽 곳곳에서 관광객이 몰려들고 있다. 영국항공이 투자해 설치한 i360은 아름다운 바다와 문화유산 등에 그치며 그동안 특별한 상징성은 없었던 브라이튼에 새로운 이미지를 각인시키고 있다.

▲ 브라이튼 관광기구 `VisitBrighton` 홍보담당 샬럿 배로우
▲ 브라이튼 관광기구 `VisitBrighton` 홍보담당 샬럿 배로우
연중 즐기는 이벤트·쇼핑·문화 등
다양한 분야서 관광객 충족시켜야

브라이튼 관광기구 `VisitBrighton` 홍보담당 샬럿 배로우

-브라이튼이 오늘날의 관광지로 자리 잡기 위해 정부의 개입이 있었나. 시에서는 어떤 노력을 했는지 간단히 설명해달라.

△정부가 브라이튼의 관광 활성화를 위해 주도한 역할은 없다. 그러나 `비짓브라이튼`에서는 브라이튼과 호브의 방문객, 특별히 체류하는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새로운 길을 항상 모색하고 있다. 또한 컨퍼런스 담당부서에서는 컨퍼런스와 비즈니스 회의, 전시 또는 기업의 사회적 기능 부문들을 브라이튼에서 할 수 있도록 기업을 장려해 비즈니스 관광을 증가시키고 있다.

-해양관광도시로의 발전을 위해 거쳐온 과정 중 어려운 부분은.

△브라이튼은 항상 관광지로 알려졌었으나, 우리가 직면하는 유일한 어려움은 사람들이 얼마나 쉽게 브라이튼을 찾을 수 있는지를 홍보하는 문제다. 이와 함께 브라이튼이 단지 여름 한 철만 찾는 곳이 아니라 1년 365일 방문하기에 좋은 곳인지를 인식시키는 일이다.

-브라이튼의 주요 관광시설은 어떤 것이 있고 이용객은 점차 늘고 있는지.

△우리는 유럽에서 가장 큰 교각 중 하나인 브라이튼피어를 가지고 있으며, 로얄파빌리온과 박물관, 극장, 영국항공의 전망대 i360 등이 있다. 특히 지난 8월부터 선보이고 있는 이 전망대는 2017년에 `세계에서 가장 높고 날씬한 타워`로 기네스북에 등록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기준으로 브라이튼은 1천50만명이 방문했다. 이 수치는 850만명이 찾아왔던 지난 2010년보다 많이 증가한 것이다.

-각종 축제도 많이 열리는 것 같은데, 지역 경제에 얼마나 보탬이 되나.

△브라이튼에서는 모든 분야의 축제가 열린다. 예술, 음악, 코미디, 사진, 문학, 디지털, 음식·음료, 문신, LGBT(동성애자, 양성애자, 성전환자), 맥주, 고추, 자동차, 스포츠 등 무슨 축제든 항상 열린다. 비짓브라이튼의 담당부서는 브라이튼에서 열고자 하는 모든 축제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홍보하고 있다. 특히 이러한 축제가 더 많은 방문객 유치 효과가 있으므로 경제효과도 당연히 따라온다. 지역의 가장 큰 축제인 `브라이튼 프라이드(Brighton Pride)`는 지역 경제에 1천300만파운드(약 184억원)의 수익을 벌어다 주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올해 혹은 몇 년 사이 브라이튼의 발전을 위해 진행되고 있는 프로젝트는.

△많은 개발 계획이 있다. 현재 해안 산책로 개선을 위해 진행 중인 사업이 있으며 오는 2018년에 완료될 예정이다. 여기에 브라이튼 해안 개발 사업 및 도시 구석구석의 발달을 위한 많은 계획이 논의 중이다. 하지만 검토중인 단계며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다.

-해양관광도시로의 새로운 꿈을 키우는 포항시를 위해 조언하고 싶은 것은.

△브라이튼에게 중요한 것은 다양한 축제나 이벤트들이다. 만약 포항시에서도 지금보다 다양한 이벤트를 장려할 수 있다면, 해양관광도시 이미지 제고에 큰 도움을 줄 것이다. 또한 포항에 방문자들이 쉽게 올 수 있도록 접근성도 고려해야 하며, 지역 내 주요 관광지에 대한 교통 여건 개선 등도 필요하다. 아울러 `바다`라는 자연환경이 브라이튼에게 좋은 관광상품이긴 하지만, 우리 시에서는 바다가 브라이튼의 전부라고 인식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이는 단지 브라이튼이 따뜻하고 햇볕 좋은 여름 한 철에 찾기 좋은 관광지로 남게 되기 때문이다. 포항시도 단순히 `바다`에 대해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연중의 다양한 이벤트와 쇼핑, 문화 등 관광객을 다양한 분야에서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해야한다.

/고세리기자 manutd20@Kbmaeil.com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작성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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