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요트 등 35척 계류중… 특혜 시비 일어
市 “활성화 차원 운영… 내달부터 요금 징수”

포항시가 그동안 동빈내항 요트계류장을 무료로 운영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일반적으로 요트는 부(富)의 상징으로 이를 보유한 재력가들에게 특혜를 제공했다는 지적이다.

22일 포항시에 따르면 동빈내항 요트계류장은 지난 2013년 5억4천만원이 투입돼 총 50척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준공됐다. 요트계류장이 완공되면서 포항은 국내 메이저급 요트 대회는 물론, 국제규모 경기를 유치할 인프라를 갖췄다.

요트계류장 준공 초기에는 이용객이 턱없이 부족해 `혈세 낭비`라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5억짜리 갈매기 놀이터`라는 우스갯소리까지 흘러나왔다.

그러나 세계군인체육대회 요트대회와 영일만요트대회를 비롯한 각종 대회가 열리면서 볼거리를 제공하고, 무료 승선체험행사 등 다양한 즐길거리로 이미지가 개선되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국내 요트산업이 발달하면서 요트계류장 이용객도 크게 늘었다. 실제로 22일 현재 동빈내항 요트계류장에는 35척의 요트가 계류 중이다. 인프라 구축으로 해양레저스포츠를 활성화한다는 시의 목적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둔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또 다른 `혈세 낭비` 논란이 도마에 올랐다. 요트계류장이 3년여 동안 무료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

요트는 보급형인 소형만 해도 수천만원에 이르고, 고급요트는 수십억원에 달한다. 요트가 호화레저스포츠로 통용되는 만큼 포항시가 소위 `있는 사람`들에게 특혜를 제공했다는 비난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포항시민 김모(남구 송도동)씨는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시설이면 모르지만, 부호들의 전유물인 요트계류시설을 공짜로 운영해온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서민들의 돈을 빼앗아 부잣집 놀이터를 만들어준 것과 다름없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포항시는 그동안 무료로 운영하던 동빈내항 요트계류장을 다음 달 1일부터 유료화한다고 밝혔다.

포항시 해양산업과 관계자는 “현재까지 해양레저스포츠 활성화를 위해 무료로 운영해왔으나, 다음 달 1일부터 크기에 따라 월 5~10만원의 선석사용료를 징수할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안찬규기자 ack@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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