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항 중앙상가에 경륜 장외매장 설치와 관련한 공청회가 30일 오후 포은중앙도서관에서 열렸다. 찬반 양측의 열띤 토론을 공청회장을 가득 메운 시민들이 경청하고 있다. /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지역의 최대 관심사인 `창원경륜공단 포항 장외매장` 공청회에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다양하게 제기됐다. 도박으로 가산을 탕진해 고통을 겪어봤던 시민은 물론, 지역 이슈에 대한 젊은 층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었다.

가장 먼저 발언에 나선 중앙상가 건물주인 이태호씨는 “YMCA나 성시화운동본부 같은 기독교단체에서 왜 중앙상가를 살리는 문제에 반대하는지 이해하기 힘들다”며 “반대 단체들이 중앙상가를 살릴 방안을 내거나 노력을 한 적이 있는지 되묻고 싶다”고 말문을 열었다.

“반대단체들 `중앙상가 살리기` 노력한 적 있는지”
“지역 청소년 의견은 제대로 들어 봤나”
“청소년 도박중독 부작용 누가 책임질 것인가”
“원도심 공동화 해결에 도움 안돼… 새 대안 필요”


이에 대해 권오성 YMCA사무총장은 “중앙상가뿐 아니라 다른 곳곳에서도 어려움은 이어지고 있으며, 이 어려움은 나라나 YMCA 등 누구도 책임질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며 “장외 경륜장이 중앙상가를 살릴 수 있는 대안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뒤이어 신광면 주민 이길용씨는 “경륜장이 들어와서 돈을 벌어갈 사람은 잘 될 것이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어떡할 것이며, 청소년들에게 유해환경이 조성돼 청소년 도박중독 등 부작용이 일어나면 누가 책임질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손형석 포항시 장외경륜장유치위원장은 이에 대해“경륜장에서 발생한 매출은 중소기업청, 문화체육관광부, 경륜공단, 청소년 발전기금, 중소기업 창업지원기금 등에 쓰인다. 특정 개인이 벌어가는 것이 아닌 사회로 환원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항시민 김수민(26·여)씨는 기존 발언들과는 색다른 질문을 해 젊은 층들의 공감을 얻었다.

김씨는 “여기 계신 분들이 청소년유해환경을 자꾸 입에 올리시는데, 정작 청소년들의 의견을 들어보셨는지 의문이 든다”며 “내 자식들이 중앙상가 어디에서 놀고, 먹고, 생활하는지 알고 있는 부모님들이 몇이나 있는지 묻고 싶다”고 질문했다.

이남재 포항성시화운동본부 사무총장은 `2015년 청소년 도박문제실태조사서`를 예로 들며 주변 환경상 경륜장이 들어섰을 때 청소년들이 도박에 빠질 위험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이 총장은 “사행산업을 한번도 경험하지 않은 사람의 유병률(도박중독에 준하는 사항)은 1.3%였으나, 5~7번 경험한 사람의 유병률은 47.9%나 됐다”며 “유해성이 있는 만큼 담당 구청의 허가가 아닌 중앙정부의 허락이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경실련 회원이라고 밝힌 한 시민은 논란이 되는 포항시 세수 확보에 대한 정확한 자료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손 위원장은 “당장 중앙상가에 도움이 되고자 공청회를 마련한 거지, 포항시의 지방세수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고 전제한 뒤 “포항시에서 잘못된 자료를 배포해 시민들의 혼란을 가져왔다”며 “포항시 업무담당자의 해명을 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중앙상가상인회 전현준씨는 “포항시가 재정적 부담 없이 가장 현실적으로 문화적 사업을 할 수 있고 것이 바로 포항 장외매장”이라며 “상인들도 누군가의 어머니·아버지인데 사행성 조장과 청소년 유해 환경을 만들겠느냐”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발언에 나선 한 시민은 “창원시 중앙동에 가 보면 경륜장 주변으로 빈 상가가 많으며, 주차장도 비어 있다. 주변 상권에 도움이 전혀 안 된다는 것”이라며 “중앙상가 상인들이 주장하는 원도심 공동화현상은 비단 포항만의 문제가 아닌 대한민국 전체의 문제인 만큼, 경륜장이 아닌 새로운 대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바름기자 bareum90@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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