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영향 남양리 하루 최고 384mm 내려
터널 붕괴·하천 범람·주택 침수 등 큰 피해
풍랑 경보 등으로 여객선 운항 5일째 중단

▲ 울릉도 섬 일주도로 사동1리 입구 복개 도로 구간이 수압을 견디지 못하고 터지며 흙탕물이 마을 안쪽으로 유입되고 있다. /김두한기자

울릉도 남양리에 기상관측 이래 하루 최고 강수량을 기록하는 물폭탄이 쏟아지며 울릉도 섬전체가 고립됐다.

기록적인 폭우로 하천이 범람해 주민들이 고립됐고 도로 절개지가 잇따라 무너져 섬 일주도로 통행이 전면 통제되는 등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울릉도는 동해에 발달한 저기압이 일본 열도로 북상하는 제10호 태풍 라이언록의 간접적 영향으로 활성화돼 지난 28일부터 강한 바람을 동반한 폭우가 계속 내리고 있다.

29일 하루동안 울릉읍 지역 220.5mm의 강수량을 기록하며 지난 1938년부터 울릉도 기상관측 이래 3번째 강수량을 기록했다. 서면 남양리는 이날 하루 384mm(울릉군 측정치)의 비가 쏟아져 기상관측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30일 오후 4시를 기해 울릉도와 독도에 호우경보가 발효되면서 빗방울이 더욱 거세지고 있어 울릉도의 비피해는 갈수록 늘어날 전망이다.

이날 오후 3시30분께 섬 일주도로 복개 구간인 울릉읍 사동리 마을입구 복개도로가 불어난 물의 수압과 나무뿌리 등 이물질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붕괴됐다.

복개도로 입구에는 뿌리째 뽑혀 떠내려온 아름드리 나무들이 나뒹굴고 있고 범람한 흙탕물이 강한 속도로 마을안쪽으로 유입되고 있다. 도로 가장자리에 세워둔 승용차 등 차량 수십 대가 파손되거나 물에 잠겼고 주택 일부도 침수됐다.

복개도로에서 울릉읍 도동방향으로 150~200m 지점의 해군 118 조기경보전대 인근에서 산사태가 발생, 무너진 흙더미가 터널 도로를 가로막아 차량통행이 차단됐다. 이 때문에 터널반대쪽에서 복구작업을 하던 울릉군청 공무원, 119안전센터, 민간자원봉사들이 고립됐다. 울릉읍 사동리 마리나 호텔 뒤편 계곡에서도 산사태가 발생하는 등 일주도로 전역에서 절개지 붕괴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울릉읍 도동리~저동리 구간을 제외한 울릉도 섬 일주도로가 전면 통제되고 있다.

울릉군은 전 직원 및 굴착기 등을 동원해 복구 작업을 하고 있지만, 비가 그치지 않는데다 하천의 물이 계속 불어나고 있어 복구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면 남양리 마을은 전날 내린 폭우로 남양천이 범람해 13가구 19명이 서면사무소와 친척집으로 대피했고 서면 통구미지역도 산사태가 우려돼 지역 주민 8가구 15명이 경로당으로 대피했다.

울릉도는 지난 28일부터 30일까지 울릉읍 지역 276.2mm, 서면지역 436.5mm, 북면지역 132mm의 강수량을 기록하는 등 사흘간 평균 강수량 380㎜(30일 오후 5시 현재)를 기록하고 있다.

대구기상지청은 30일 오후 4시를 기해 울릉도와 독도에 호우경보를 발효하고 자정까지 20~50mm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한편, 울릉도는 풍랑경보와 강풍주의보가 발효돼 여객선 운항이 지난 26일부터 5일째 중단됐다.

울릉/김두한기자

kimd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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