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약판매 분석 결과
9월28일 시행 `김영란법`
소비심리에 미리 반영된 듯

▲ 농협이 내달 14일까지 전국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한가위 농수산물 대잔치`를 열고 대대적인 할인행사를 실시한다고 30일 전했다. 행사기간 과일, 한우와 생활용품 선물세트를 비롯해 추석명절 제수용품을 최대 50% 할인 판매한다. /농협 제공=연합뉴스

추석을 앞두고 일부 백화점과 대형마트에서 진행 중인 선물세트 판매에서 이른바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의 영향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공직자, 언론인, 사립학교 교직원 등에게 직무 관련자가 할 수 있는 선물 한도를 5만원으로 정한 김영란법은 추석 이후인 9월 28일부터 시행되지만, 그동안 크게 이슈가 되면서 소비 심리에 미리 반영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30일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27일까지 추석선물세트 사전 예약판매를 진행한 결과 매출이 전년 대비 5% 감소했다. 가격대별로 5만원 미만 상품 매출은 3.3% 올랐지만 5만원 이상 상품 매출은 3.3% 줄어들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4~28일 진행한 추석선물세트 예약판매 매출이 전년 대비 8.1% 신장한 가운데 가격이 저렴한 편인 와인·주류(40.5%)와 건강기능식품(20.8%)의 매출 신장률이 높게 나타났다.

반면 상대적으로 고가 선물인 축산(7.5%), 수산(9.6%), 농산(6.0%) 상품군은 한자릿수 신장률에 그쳤다.

신세계 관계자는 “한우, 굴비, 과일 등 모든 부문에서 고가의 프리미엄 상품 매출은 전년 대비 2.1% 신장하는 데 그쳤지만, 5만원 이하 실속 선물 매출은 55.8% 올랐다”고 설명했다.

유통업계는 추석선물세트 사전 예약판매를 종료하고 각 점포에서 본판매를 시작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2~25일 진행한 추석선물세트 예약판매 매출이 전년 대비 35.2% 증가한 가운데 가공식품·생필품 매출이 109.6% 올랐다. 정육(44.0%), 건강(31.6%), 청과(20.1%), 수산(18.0%)도 두자릿수 매출 신장률을 보였다.

이어 지난 26~28일 사흘간 진행된 본판매 매출은 61.0% 오른 가운데 굴비(108.4%), 가공식품·생필품(96.4%), 건강(81.7%), 청과(66.0%), 정육(44.2%) 등의 매출이 고르게 신장했다.

유통업계는 추석선물세트 매출에서 예약판매가 차지하는 비중이 적은 데다 예약판매에는 법인 단위의 대량 구매가 집중된 만큼 다음 달 초부터 본격화하는 본판매 실적을 통해 정확한 소비 심리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추석에는 김영란법 적용이 안 되지만 5만원 미만 상품에 대해 문의하는 사람이 많아졌다”며 “구매력이 있는 사람들조차 분위기에 편승해 소비 심리가 위축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혜영기자 hy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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