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년간 일한 고택서 범행
1점당 200원 정도에 넘겨

▲ 24일 오전 대구 중부경찰서에서 관계자들이 저항 민족시인 이상화 유물을 살펴보고 있다. 대구 중부경찰서는 이날 이 시인의 유물을 무더기로 훔친 혐의로 80대 가사도우미를 붙잡았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민족 저항시인 이상화의 큰아버지 고택에서 이상화 형제가 주고받은 서신 등 유물 1만여 점을 빼돌려 수집가에게 헐값으로 팔아넘긴 80대 여성 가사도우미가 경찰에게 붙잡혔다.

대구 중부경찰서는 24일 이상화 시인의 서신 등 유물 1만여 점을 훔친 혐의(절도)로 가사도우미 A씨(85)를 불구속 입건했다.

또 A씨에게서 사들인 유물을 수천만 원을 받고 문화재 매매업자에게 넘긴 고미술품 수집가 B씨(61)와 이 유물을 보관해 온 매매업자 C씨(49) 등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45년간 이상화 시인의 큰아버지 고택에서 가사도우미로 일하던 중 지난 2013년 3월 24일 고택 창고에 보관된 이 시인의 유물을 빼돌려 B씨에게 200만 원을 받고 판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고택창고에서 이상정·이상화 형제의 서신 등 유물 1만여 점을 빼돌려 200여만 원을 받고 B씨에게 판매했고, B씨는 헐값에 사들인 유물을 C씨에게 3천만 원 상당을 받고 판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도난당한 유물 전량을 회수하고, 이들을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경찰관계자는 “일제강점기의 우리 생활상과 항일운동 정신이 담긴 중요한 사료로서, 자칫 불법 음성거래 돼 사장될 수도 있었던 것을 전량 회수해 무사히 보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심상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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