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희진<br /><br />영덕군수
▲ 이희진 영덕군수

지금 우리 영덕군은 본격적인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전국 최초 `유소년축구 특구`로 지정됐고 `영덕대게 축제`가 `국가유망 축제`로 선정됨과 동시에 강구대게 거리가 `한국 관광의 별`로 지정됐다.

스포츠-관광산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아 경제적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고 연말부터 개통하여 상주에서 영덕까지 이어지는 동서4축 고속도로 광역교통망은 군의 외적 성장을 촉진시킬 것이다. 우리 군은 이에 대한 철저한 대비를 서두르고 있다. 군민 삶의 질을 향상하고 군의 품격을 더 높이는 내실 다지기가 시급한 것이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쓰레기 관리다.

우리 군은 우선 생활 쓰레기에 대한 기본 인식을 바꾸고자 했다. 쓰레기는 소각시키거나 매립시키는 폐기물이 아니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지난 2014년 말부터 `쓰레기도 자원이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생활 쓰레기 재활용 사업을 추진했다. 농어촌 지역이지만 쓰레기 종량제 봉투를 배급하기 시작했고, 이를 환경자원관리센터로 보내서 `쓰레기 수익금`을 창출해내게 된 것이다. 그 결과 사업 초기에는 13t, 작년에는 500t을 재활용하여 6천만원의 수익을 냈고 올해는 상반기에만 500t을 처리하여 벌써 5천만원의 수익을 올렸다.

환경자원관리센터는 매일 수거한 종량제 봉투에서 쓰레기를 꺼내 1차로 재활용품을 분리하고 2차로 품목별로 구분하여 계약업체에 판매한다. 주민들의 적극적인 협조로 분리수거가 정착되고 재활용품 양도 점점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쓰레기를 처리하는 인력 증원은 물론 분류 시설을 확충함으로써`쓰레기 수익금`이 증대되고 이를 군 세입에 편입시키고 있다. 우리 군에는 연간 830만명의 관광객들이 찾고 있는데 이들은 영덕읍내 곳곳의 종량제 봉투 수거함을 보게 된다. 현재 100개의 종량제 봉투 수거함이 설치되어 있는데, 말끔하게 정돈된 거리라는 인상을 준다. 그리고 종량제 봉투를 쉽게 실을 수 있는 압축진개차들이 수시로 거리를 도는 풍경도 발견한다. 이들 또한 쓰레기도 이젠 새로운 자원으로 순환되어야 한다는 걸 알고 계실 터이다. 문제는 실천이다.

이미 독일 함부르크시는 2007년부터 쓰레기 줄이기와 자원회수 캠페인으로 생활쓰레기 10만t을 감소시켰고 42년간 가동한 Stellinger Moor 쓰레기 소각장을 폐쇄한다고 한다. 그 자리에는 자원관리·회수처리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또 일본 교토시는 신 쓰레기 반감계획을 발표하고 2020년까지 분리수거와 재활용을 촉진하여 배출량을 39만t이나 줄이기로 했다. 선진도시들은 환경오염을 고려해 최소한의 양을 소각·매립함과 동시에 `쓰레기 자원`을 재발견함으로써 `제3의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바야흐로 쓰레기가 부가가치를 재창출하는 시대다. 국내에서도 이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데 그 일례로 서울시 홍대 젊음의 거리에 설치된 재활용 자판기를 들 수 있겠다. 캔과 페트병, 종이팩 등 재활용품을 넣으면 품목별로 분류·압축되고 모아진 재활용품의 판매수익금은 공익적 목적을 위해 기부된다. 이미 유럽에서는 다양한 방식의 재활용 자판기가 널리 보급되어 있다고 한다. 자원순환시대를 이끄는 쓰레기통은 그 자체로 경제적·사회적·미적 가치를 지니게 됐다.

영덕군정을 책임지고 있는 필자는 `미래의 영덕`을 천혜의 자원만큼 `아름다운 영덕`, `살고 싶은 영덕`으로 가꿔나가고 싶다. 그 방안 중의 하나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서도 쓰레기 분리수거를 꼽은 바 있다.

여느 지자체도 그러하듯 쓰레기 문제는 늘 골칫거리다. 게다가 쓰레기는 눈앞에서 치운다고 해결되는 게 아니다. 필자는 수시로 군내의 쓰레기 분리수거함을 살피면서 그 안에 담겨진 우리 군민들의 성숙한 환경의식을 더없이 소중하게 생각한다. 블루로드의 경관처럼 아름답고 청결한 거리, 특산명품 대게만큼 소문난 시민의식, 그리고 미래를 내다보는 환경 정책. 필자는 이를 항상 염두에 두고자 한다. 우리의 고장, 그리고 이 땅은 사실 후손들에게 빌려 쓰고 있는 것이라는 말을 새삼 되새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