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도시`를 향한 구미 STORY
③ 시민 힘으로 일궈낸 `푸른 구미`의 기적

▲ 나무사랑연합 나무심기 행사

살기 좋은 구미 만들기 프로젝트 일환으로 10년간 추진된 `일천만그루나무심기운동`의 성공에는 시민들의 동참이 한몫 했다. 2006년부터 2015년까지 추진된 일천만그루나무심기운동이 당초 목표를 넘어 1천21만6천본(102.1%)의 나무를 심을 수 있었던 것은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없었으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동안의 시민들의 노력에 대해 알아보자.

기념일 식수 등 시민 참여 이끌어내
자발적 헌수 등 1만6천그루 식재
시민봉사단체 속속 결성, 호응도 높여

기업·대학·시민단체 등도 동참 대열에
동락공원 등 4곳 시민헌수동산 조성
`그린오너제` 도입으로 사후관리도 철저

□ 나무심기에 관한 공감대 형성

일천만그루나무심기운동은 시민의 손으로 시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켜 나가는 정주여건 개선사업이다. 이 사업은 지역별 공원·녹지, 산림(공공부문)과 개인, 공동주택(민간부문) 등 세부적인 10개년 계획을 마련해 진행됐다.

특히 시는 민간부문에서의 일천만그루나무심기운동의 분위기 확산 및 붐 조성을 위한 다양한 시책을 마련했다. 대표적인 사업이 시민이 참여하는 헌수·기념식수운동이다.

운동은 생일, 결혼, 회갑, 졸업, 기업체 등의 기념일에 식수와 헌수를 하도록 도와줌으로써 시민참여를 이끌었다. 참여를 희망하는 시민들이 신청을 하면 시는 수목의 식재 가능 여부를 파악한 뒤 직접 이식을 해 주고, 수목 명찰, 수목성장 사진 등을 제공했다. 단체나 기업체에게는 동산 호칭을 부여하고, 표지석도 설치해 줬다.

식수 장소는 개인의 경우 동락공원 야외무대 주변, 원평시설녹지, 거주지 인근 공원 및 녹지에, 단체의 경우는 수량, 수형 등을 고려해 식재계획 수립 후 동락공원, 송정공원, 낙동강 고수부지 등에 식재했다. 이밖에도 일천만그루나무심기운동 선포식 행사, 각종 회의, 반상회 등에서 홍보물 광고를 통한 시민적 공감대를 형성해 나갔다. 이러한 노력으로 헌수(기념식수) 실적은 161명(단체)이 1만5천977본(12억3천600만원 상당)을 식재했다.

▲ 원평 도시숲
▲ 원평 도시숲
□ 시민들의 씨앗 나누기

일천만그루나무심기운동이 시민들의 공감대를 얻으면서 나무심기운동이 빠르게 전개되기 시작했다. 나무를 심고 가꾸는 시민봉사단체가 만들어졌고, 이런 봉사단체를 중심으로 나무와 꽃씨를 나눠주는 행사가 곳곳에서 전개됐다.

구미에는 매년 3월 말 나무와 꽃씨를 나누어 주는 행사가 연례적으로 열리긴 했었으나, 그다지 참여도가 높지 않았었다.

하지만 2008년 시민봉사단체가 결성된 이후 시민들의 참여도는 크게 늘기 시작했다.

특히 2011년 4월 5일에는 구미역, 구미버스터미널 앞, 선산버스터미널 앞 등 3개소에서 구미시산림조합, 나무사랑시민연합, 구미꽃예술협회 등의 자원봉사단체가 영산홍과 목련, 매실 등 유실수종 7천본, 나팔꽃, 해바라기 등의 꽃씨와 고형비료를 시민들에게 나눠줘 큰 호응을 얻었다.

이 단체들은 시민들에게 화단이나 생활주변 공간에 꽃과 나무 심는 방법과 관리하는 방법을 안내했다. 또 읍면동 새마을부녀회 및 자생단체를 통해 가로변 자투리공간에 봉사활동으로 나무를 식재하고, 꽃을 심는 등 아름다운 도시건설 분위기 확산에 노력했다.

□ 시민헌수 동산 조성

일천만그루나무심기운동이 확산되면서 많은 헌수와 기념식수가 줄을 이었다. 161명(단체)이 1만5천977본을 자발적으로 헌수·기념식수를 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12억3천600만원 상당에 해당한다.

대표적으로 대구은행에서 3년간 대형 느티나무 60본 3억원 상당을 헌수해 동락공원 및 구미IC에 그늘목과 경관목을 조성했다.

또 TMC기업체에서 3년간 벚나무 400본 1억5천만원상당을 가로수 식재로 헌수해 식재했으며 구미1대학에서 청단풍외 3종 1천만원 상당, 남구미로타리 클럽에서 소나무외 12종 8천400만원 상당, 형곡 박기호 씨가 느티나무 17본 1천400만원 상당, 부곡동 이창원 씨가 단풍나무 1천200만원 상당, 선산발전연합회에서 단풍나무 1천200만원 상당, 기업체 한국버들컴파니회사에서 소나무 강송묘목 400만원 상당, 송광매실농원에서 매실나무 500만원 상당 등을 식재했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헌수와 기념식수가 이어지자 구미시는 이들을 위한 시민헌수 동산을 조성했다. 동락공원, 원평도시숲, 오태동 입구 공한지 등 4개소에 시민헌수 동산을 조성하고, 헌수자의 생활권주변 공원이나 녹지조성지 공간에도 헌수 또는 기념식수를 할 수 있도록 했다.

□ 심은 나무에 대한 관리 역점

구미시는 나무심기와 더불어 심은 나무에 대한 관리에도 역점을 두고 있다.

일천만그루나무심기운동을 하면서 수목 식재가 급증하자 녹지의 제초작업, 가로수의 가지치기작업, 조경수와 수벽의 전정작업, 수목의 비배관리, 연도변 쓰레기 처리 등 사후관리 작업량이 늘어나면서 관리 인력소요도 늘어났다.

일천만그루나무심기운동으로 녹지 54개소, 학교숲 23개소, 어린이공원 106개소(신규 37), 근린공원 18개소(신규 6), 도시숲 4개소, 마을쉼터 및 자투리공간 37개소, 휴양림 1개소, 생태숲 1개소, 산림욕장 1개소에 대한 관리가 필요했다. 시는 원활한 관리를 위해 `그린오너제`를 도입·시행했다.

`그린오너`는 말 그대로 녹색의 공간을 내가 주인처럼 관리하고 가꾼다는 의미로, 생활권 주변의 녹색공간을 맡아 고사가지 정리, 쓰레기 줍기, 수목 이름표 붙여주기 등을 하고 있다. 구미시에는 현재 17개의 단체가 그린오너로 등록돼 월별 또는 분기별로 그린오너 활동을 함으로써 깨끗한 연도변 환경을 유지하고 쾌적한 녹색공간을 유지하고 있다.

▲ 구미 상공회의소 앞 녹지공간
▲ 구미 상공회의소 앞 녹지공간
□ 도시녹화운동 사례공모 최우수상 수상

구미시와 시민들의 노력으로 일천만그루심기운동은 당초 목표를 초과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도심 곳곳에 공원이 만들어지고, 주변에 꽃밭이 있는 녹지쉼터공간이 조성되는 등 구미시가 녹색도시로 바뀌었다.

이런 노력으로 지난 2013년 산림청에서 실시한 전국 도시녹화운동사례 평가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일천만그루나무심기운동으로 구미시는 각종 녹화사업에 대한 상을 휩쓸다시피 했다.

나무사랑 분위기 조성 및 도시숲 저변확대에 기여한 점과 한국전력공사와 저수고가로수 바꿔심기 협약체결, 학교·기업·단체의 자발적인 참여로 그린오너제 운영, 나무사랑시민연합회의 나무 및 꽃묘 나누어주기, 1인 10그루 나무심기 서명운동 등의 다양한 활동이 타 지자체에 비해 월등히 높은 평가를 받았다.

남유진 시장은 “시민들과 함께 한 일천만그루나무심기운동으로 구미가 회색도시에서 녹색도시로 탈바꿈했다”면서 “울창한 숲은 시민들 삶의 질을 풍요롭게 하고 나아가 미래의 자손들에게도 축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보전·관리엔 많은 정성 필요 시민들에 관리법 홍보 주력

나무사랑시민연합 문관휘 회장 인터뷰

“심기만 했다고 되는 게 아닙니다. 관리 보전이 더욱 중요하죠.”

지난 26일 만난 구미시나무사랑시민연합 문관휘(45·사진)회장의 말이다.

구미시나무사랑시민연합은 지난 2008년 10월 창립·출범한 봉사단체로, 그동안 나무심기 활동을 비롯해, 그린오너제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문 회장은 이 단체 6대 회장이다.

그는 “구미시와 시민들의 힘으로 지난 10년간 일천만그루나무심기라는 대업적을 쌓았다”며 “이제는 이 나무들을 어떻게 보존하고 관리해 나가야 할지 고민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간 중심으로 운영되는 제2의 일천만그루나무심기운동은 나무를 심기보다는 관리·보전에 중점을 두고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무사랑시민연합은 분기별로 27개 읍면동에 위치한 공원과 숲길, 산림 등에 식재된 나무의 가지치기, 주변 정화활동 등의 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또 최근에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식재된 나무의 관리방법을 알리는데 중점을 두고 활동하고 있다.

문 회장은 “식재된 나무를 보전하고 관리하는 데에는 많은 인원과 정성이 필요하다. 이런 점에서 시민들의 관심을 이끌어내는 활동에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일천만그루나무심기운동으로 조성된 도시숲 등이 시민들에게 어떤 혜택으로 돌아오는지 아직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그저 보기 좋은 정도로만 생각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은 것 같다”며 “일천만그루나무가 우리 삶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 회장은 최근 한 언론에 보도된 자료를 인용해 나무 한 그루가 한 해 미세먼지 35g을 흡수하고, 느티나무 한 그루가 배출하는 산소가 성인 7명이 1년간 숨쉬는데 필요한 양이라고 알려줬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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