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병 전문가` 한동대 송성규 교수 인터뷰

▲ 한동대 송성규 교수가 어병 문제를 해결할 새로운 백신을 개발한 동기를 설명하고 있다. /박동혁기자

경북 동해안을 포함한 전국의 양식어가에서는 세균 또는 바이러스로 인해 발생하는 어병(魚病)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오랫동안 전쟁을 벌여왔다.

현재 상용화된 주사형 백신은 일일이 물고기에 주사해야 하고 마취와 주사로 인한 스트레스 유발, 주사부위의 2차 감염, 접종과실에 따른 사멸 등의 부작용이 많았다.

이를 대신해 활용도가 높은 항생제는 어병이 발생했을 때 즉시 처방이 가능하다는 편리함이 있지만 사용 횟수가 잦아질수록 강한 내성이 생긴다는 치명적인 단점을 지녀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학계에서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주사형 백신의 부작용과 항생제의 치명적 단점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백신이 세계 최초로 국내 연구팀에 의해 개발된 것.

한동대학교 생명과학부 송성규 교수팀이 개발한 이 백신은 항원(抗原)을 심은 유산균을 사료에 묻혀 물고기 입을 통해 직접 전달하는 방식으로 개발돼 학계에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송 교수팀은 연구결과는 어류면역분야 세계 최고권위의 학술지인 `어·패류면역학회지`(Fish & Shellfish Immunology) 최신판에 게재된 이번 연구를 통해 어류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세균인 연쇄상구균 1종에 대한 백신을 개발하는데 성공했고, 파라우베리스, 이탈다 등 국내 어류에서 발생하는 박테리아 5종에 대한 백신을 추가로 개발하기 위한 연구에 착수했다.

경북 동해안 양식어가에 무항생제 양식어종을 보급하는 것이 최종목표라는 송 교수를 만나 이번 연구에 대한 설명을 들어봤다.

- 어병관련 백신을 연구하게 된 계기가 있는가.

△이번 연구를 시작하기 이전에는 수십년간 에이즈(AIDS) 관련 연구에만 몰두했기에 어류에 관해서는 문외한이었다. 6년전 대학에서 열린 심포지엄에 임시발표자로 참여하게 됐는데 발표주제가 `해양미생물`이었다. 발표준비로 2주간 공부를 하게 됐는데 그야말로 노다지였다. 공부를 하면 할수록 해보고 싶은 연구가 계속 눈에 들어왔던 것이다. 때마침 몸을 담고 있는 한동대가 위치한 포항은 동해안을 끼고 있고, 양식어가가 많이 있어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조금이나마 역할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번 연구를 시작하게 됐다.

- 입으로 예방백신을 투여하는 것이 가능한가.

△사람에게 예방백신을 투여할 때 일반적으로 “예방주사를 맞는다”는 표현을 한다. 항원은 모든 생물의 입을 통해 체내에 들어갈 경우 항체와 반응하지 않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이를 `경구면역관용`이라고 하는데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음식처럼 입으로 섭취된 항원은 면역체계를 형성하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예방백신을 주사를 통해 투여하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그런데 유산균이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을 제시했다. 유산균은 체내에 들어가면 염증반응을 일으키지만 이 염증은 질병을 일으킬 정도에 이르지 않고 면역의 활성화에만 도움을 준다. 결국 유산균이 면역의 활성도를 높여 이러한 도움을 받아 움직임이 활발해진 항체가 유산균에 묻은 항원과 함께 면역체계를 만들게 되는 것이다. 이 `먹이는 백신`은 주사백신에 비해 증체효과가 높고 사료효율이 좋아 어종이 성장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앞으로 추진하고 싶은 사업이 있는가.

△경북도의 전략육성어종인 강도다리를 전면 무항생제화 하는 사업에 성공한다면 양식어종에 대한 소비자 신뢰를 높이고 어가 소득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성과를 위해 경북도어업기술센터에서 많은 도움을 준 것은 분명하다. 그렇지만 기술사업화를 위해서는 경북도 차원에서 현장실험을 위한 양식어가 2곳 선정 등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이 연구가 실용화하는데 성공한다면 한·중FTA 시대를 맞아 중국시장을 공략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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