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3-4위전 패배 설욕 기회

어느 스포츠 종목이든 한·일전은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여자배구에서도 한국이 올림픽 무대 시상대에 오르려면 반드시 `숙명의 라이벌` 일본을 넘어야 한다.

이번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출전하는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배구 여제` 김연경(28·터키 페네르바체)을 중심으로 황금세대를 이뤘다는 평을 듣는다.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동메달 이후 40년 만에 올림픽 메달에 도전할 기회라고도 한다.

메달을 향한 첫 번째 관문이 바로 한일전이다. 한국은 6일 일본과 A조 예선 첫 경기를 치른다. 이 경기는 리우올림픽 여자배구의 첫 경기이기도 하다.

한국 여자배구는 일본과 통산 상대전적에서 49승 86패로 뒤져있다.

국제배구연맹(FIVB) 여자배구 세계랭킹도 일본이 5위로 9위(이상 7월 11일자)인 한국에 앞서 있다.

일본은 전통적인 배구 강국이다. 올림픽 메달도 금메달 2개, 은메달 2개, 동메달 2개 등 총 6개를 수확했다.

그러나 이 가운데 5개는 1980년대까지 획득한 것이다. 배구가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1964년 도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것을 시작으로 1976년 몬트리올 대회까지 매 올림픽에서 금 또는 은메달을 가져갔다.

한국이 구기 종목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메달(동)을 딴 몬트리올 대회에서도 일본이 금메달을 차지했다.

그러나 1980년 모스크바 대회에서는 일본이 처음으로 메달을 따지 못했다.

1984년 로스앤젤레스 대회에서 동메달을 딴 일본은 이후 노메달에 시달리다 28년 만인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동메달을 차지했다.

일본과 구소련이 지배하던 여자배구는 1980년대 이후 쿠바, 중국, 브라질, 이탈리아 등이 신흥 강국으로 떠올랐다.

한국은 몬트리올 대회 이후 두 차례 4강에 들었다. 1972년 뮌헨과 2012년 런던에서 4위를 차지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 4위는 유난히 뼈아픈 결과였다.

3·4위전 맞상대가 바로 일본이었다. 한국은 일본에 0-3으로 패하면서 동메달도 일본에 내줬다.

당시 미국, 브라질, 중국, 세르비아, 터키 등 강국이 즐비한 조별예선을 통과하고, 8강에서 이탈리아까지 제압하고 오른 4강이어서 더욱 아쉬움이 컸다.

이제 한국이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상황이다.

세계예선에서는 리우올림픽 대표팀의 주장을 맡은 김연경의 특급 활약이 돋보였다. FIVB도 `김연경을 내세운 한국이 리우올림픽에서 일을 낼 수 있다`며 주목하고 있다.

세계 최고의 공격수로 꼽히는 김연경뿐 아니라 센터 양효진(27·현대건설), 라이트 김희진(25·IBK기업은행)에 레프트 박정아(23·IBK기업은행)까지 가세해 공격 활로를 다양화했다.

노련한 세터 이효희(36·한국도로공사)와 젊은 공격수 이재영(20·흥국생명)도 있다.

일본은 탄탄한 수비와 조직력을 자랑한다. 세계예선에서는 나가오카 미유(25)가 에이스 주포로 활약했다. 라이트 공격수인 나가오카는 리우올림픽에서도 주요 경계대상이다.

한국 대표팀의 김연경, 김희진, 양효진, 황연주(30·현대건설) 등은 런던 올림픽 멤버이기도 해서 더욱 리우올림픽에서 설욕을 다짐하고 있다.

일본 대표팀의 기무라 사오리(30), 아라키 에리카(32), 야마구치 마이(33), 사코다 사오리(29) 등도 런던 올림픽에서 뛰었다.

이 가운데 기무라 사오리는 일본 17세이던 2003년부터 일본 대표팀으로 발탁돼 2004년 아테네, 2008년 베이징, 2012년 런던까지 올림픽을 풍부하게 경험했다.

베이징과 런던에서 뛰었던 센터 아라키 에리카는 양효진의 블로킹 대결 상대가 될 전망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