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인류문명의 발달은 책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책을 많이 읽는 국민, 독서문화를 발달시킨 나라들은 역사 속에서 영락없이 강국이 됐다. 포항시와 각 기관이 `지역서점 인증제`를 도입하고 골목상권을 살리기 위해 지역서점을 활용하는데 힘을 모으기로 한 것은 작지만 매우 소중한 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인증제와 연계돼 추진되는 `희망도서 바로 대출제` 역시 책을 매개로 시민과 도서관과 서점의 거리를 당겨줄 좋은 착상이다.

포항시는 24일 전국 최초로 `지역서점 인증제`와 `희망도서 바로 대출제`의 동시시행에 들어갔다. 시청 중회의실에서는 이강덕 포항시장·류필수 포항교육지원청 교육장·박병길 경상북도학생문화회관장·김종근 포항서점조합장 등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지역서점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이 체결됐다. 포항시와 각 기관은 도서구입 입찰에 낙찰률이 높은 대형·관외·페이퍼컴퍼니를 배제하고 지역서점 참여를 적극 유도할 방침이다.

`지역서점 인증제`는 점차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지역서점 40여개를 대상으로 현장 실사를 통해 인증제 기준에 부합하는 서점에 인증을 부여하는 제도다. 지역서점 인증을 받으면 그동안 참가하지 못했던 입찰에 참가할 수 있게 된다. 이번 업무협약에 참가한 기관의 도서구입비 규모는 포항시가 8억3천700만원·경상북도학생문화회관이 2천100만원·포항교육지원청이 3억9천500만원이다.

포항시는 이와 함께 시민들의 독서편의를 위해 `희망도서 바로 대출제`를 시행해 원하는 도서를 지역서점에서 바로 대출할 수 있도록 지역서점과 각 기관이 상호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인증제와 연계돼 추진되는 `희망도서 바로 대출제`는 도서관이 장서와 도서의 가치 등을 고려해 승인을 결정한 도서에 대해 시민들이 인증서점에서 대출받아 이용한 다음 도서관으로 반납하는 제도다.

얼마 전 미국 센트럴코네티컷주립대학 연구팀이 시행한 세계에서 책 가장 많이 읽는 나라 조사결과 핀란드·아이슬란드·덴마크·스웨덴·뉴질랜드 등이 상위에 랭크됐다. 한국은 조사대상 61개국 중 48위를 차지했다. 읽기 능력만을 조사했을 때 한국은 싱가포르·일본·중국과 함께 상위에 올랐으나 도서관의 크기와 접근 용이성 등에서 크게 밀렸다는 후문은 독서문화 창달을 위해서는 어떤 정책이 필요한지를 시사한다.

포항시의 `지역서점 인증제`나 `희망도서 바로 대출제`는 지방자치단체가 지역발전을 위해서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를 잘 보여준 소중한 사례다. 대형서점과 온라인 구매 활성화로 곤경에 처한 골목 서점들을 배려하면서, 시민들에게 보다 손쉽게 책을 접할 수 있도록 하는 이중효과가 기대된다. 작지만, 독서문화 발전을 위한 매우 종요로운 시도를 포항에서 처음 시작했다는 의미를 되새기며 좋은 성과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