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포항역 개발과 구도심 활성화

▲ 구 포항역 부지와 인근 주택가의 모습.
▲ 구 포항역 부지와 인근 주택가의 모습.

지난 2015년 4월 1일 포항시 북구 대흥동 구도심에 위치한 구 포항역은 역사이전과 함께 지난 100년간 수행했던 역세권으로서의 역할에 종지부를 찍었다. 역이 떠나고 남은 자리에는 새로운 변화의 움직임이 일고 있다.

글 싣는 순서

1. 영국 산업발전 견인차 `맨체스터 리버풀역`
2. 영국 과학·산업 역사 한눈에 `맨체스터 MOSI`
3. 시민의 발이 문화공간으로 `충남 보령문화의전당`
4. 포항역의 역사(歷史)와 KTX시대
5. 옛 포항역 부지 가능성과 개발 기대효과

옛 포항역 복합개발사업 용역 진행
주택·체육시설·편의시설 등
사유지 포함 수만평 규모 확대 개발
구도심 활성화 신호탄 기대

비록 도로개설로 인해 역사(驛舍)는 철거됐지만 무한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는 역주변 부지는 개발을 앞두고 있다. 이번 개발사업의 중요포인트는 주민 스스로가 개발에 대한 의지를 갖고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영국 맨체스터의 사례에서 과거 맨체스터 리버풀역이었던 맨체스터 과학산업박물관 인근 도심지역인 스피닝필드는 런던부동산연합(Allied London Properties)이라는 민간기관이 주도아래 2000년 이후부터 본격화됐다.

런던부동산연합은 15억파운드라는 엄청난 민간자본을 유치해 박물관으로부터 1㎞ 가량 떨어진 스피닝필드 지역에 비즈니스, 상업, 주거가 복합된 새로운 지구를 만들었다.

 

▲ 영국 맨체스터 박물관 인근의 비즈니스 상업지구인 스피닝필드의 중심가의 모습. 이곳은 민간의 주도로 도심개발이 성공적으로 이뤄진 사례다.
▲ 영국 맨체스터 박물관 인근의 비즈니스 상업지구인 스피닝필드의 중심가의 모습. 이곳은 민간의 주도로 도심개발이 성공적으로 이뤄진 사례다.

맨체스터 시의회에 따르면 지난 2014년 기준 1만6천명이 넘는 인원이 스프링필드 지역에 입주한 업체에서 근무하고 있다.

하지만 구 포항역이 위치한 포항 구도심지역은 침체일로에서 쉽사리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1980~90년대 가장 번화했던 포항 중앙상가 일대는 젊은 청춘들이 추억을 쌓는 공간으로 늘 생기가 돌았지만 이제는 그러한 모습은 사라진지 오래다. 도로변 상가들은 점포가 비어있기 일쑤고, 일부는 아예 임대문의조차 없이 방치되고 있다.

쇠퇴한 상권은 점점 되살리기 어려워졌고, 휴일이나 주말이 되면 각종 아울렛·쇼핑센터가 들어선 가까운 대구·울산·경주 등으로 쇼핑객들이 빠져나가면서 지역자본이 유출되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 1980년대 4만6천여명으로 가장 많은 인구를 자랑했던 포항시 북구 중앙동은 2016년 6월 기준 1만7천여명에 불과하다.

이는 포항시 북구지역 동단위 행정구역 8곳 중 환여동(1만1천여명)에 이어 2번째로 적은 규모다.

이같은 상황에서 구 포항역 복합개발사업이 구도심활성화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것.

구 포항역 철도부지는 약 6만6천97㎡(약 2만평)의 규모로 소유지분은 국유지가 4만4천145㎡, 코레일이 2만633㎡, 포항시가 1천319㎡를 소유하고 있다. 여기에 개발에 추가포함될 것으로 예상되는 주변 사유지의 범위설정이 이뤄진다면 개발범위는 수만평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구체적인 안이 제시되지는 않고 있지만 지금까지 알려진 예상안은 행복주택, 주차장, 광장, 체육시설 등 주거와 편의시설이 포함된 복합개발이다.

 

▲ 임대간판이 붙어있는 포항중앙상가의 모습.
▲ 임대간판이 붙어있는 포항중앙상가의 모습.

현재 구도심 인근에 위치한 중앙동, 대흥동, 죽도동 등지에는 대규모 주거시설이 없어 퇴근 이후에는 상당수의 인구가 장량, 문덕 등 신시가지로 빠져나가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여러 주거·편의시설이 함께 들어설 경우 퇴근이후에도 머물 수 있는 인구를 확보하게 되고 더불어 상권의 활성화 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지난해 개관해 포항시민의 문화공간 역할을 하고 있는 포은중앙도서관과 경북동해안 최대 규모의 죽도시장, 중앙상가 등과 효과적으로 연계하면 상당한 인구유입 효과와 관광객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

여기에 포항역 이전으로 폐선된 효자역~포항역간 철도부지 4㎞구간에 대한 공원화 사업 추진도 본격화되면서 휴식기능을 더한다면 구 포항역 일대는 인구를 모으고, 주변으로 확산시키는 효과를 충분히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포항시 관계자는 “구 포항역 개발사업은 단기간에 마무리짓기 위해 사업속도를 높이기 보다는 10년, 20년을 내다보며 사업을 진행해야 성공적인 방향으로 추진될 수 있다”며 “이 과정에서 지역 주민들과 전문가들의 의견제시 등 참여가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사업시행자가 이를 반영한다면 구도심활성화라는 큰 그림을 그리는데 소중한 수단으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 안병국 포항시의회 <br /><br />건설도시위원장
▲ 안병국 포항시의회 건설도시위원장
지역주민 아이디어·대안 제시로
도심재생사업 시너지 효과 기대

-구 포항역 복합개발사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지난해 4월 포항시, 한국철도시설공단(KR), 코레일 등 3개 기관이 구 포항역 개발사업을 위해 MOU를 맺은 바 있다. 그런데 협약을 맺고 KR이 용역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주민들이 사업범위를 확대해 주변 사유지도 함께 개발해줄 것을 요구했고 이 의견이 받아들여져 사업주체에 변화가 생겼다. 사업범위가 사유지로 확대되면 국토부 지침과 법적근거 등에 따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사업주체로 나서야 했기 때문이다. LH의 사업참여가 본격화되면서 수개월간 각 기관이 입장을 교환했고 지난 6월 포항시와 LH가 새로운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사업구상을 위한 용역을 수행 중이다.

-개발사업이 어떤방향으로 가야만 구도심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는가

△우선 사람이 살아야 한다. 상주인구가 늘어나면서 유동인구도 덩달아 확보가능해진다면 근거리에 있는 상업지구와 연계해 활발한 경제활동이 가능해진다. LH의 구상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되는 행복주택의 경우 젊은 직장인, 신혼부부, 대학생이 70%이상이라 소비층이 다소 약한면이 없지 않지만 그래도 사람이 사는 곳에는 투자가 수반되기 때문에 구도심활성화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된다.

-구 포항역 축소복원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역사성을 지니고 있는 장소인 만큼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철거이전 실시했던 실측모델을 바탕으로 개발사업 부지 한켠에 마련한다면 의미가 있는 장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바탕으로 시민들이 KTX역 이전의 포항역을 기억하는데 도움을 주고 건물 내에 갤러리, 전시회 등을 수시로 개최할만한 공간을 제공한다면 구도심의 새로운 명물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원활한 사업추진을 위해 앞으로 나아가야할 방향은

가장 중요한 사실은 구 포항역 복합개발사업은 역세권을 상실하고 구도심침체를 우려한 주민들 스스로가 자구책을 들고 나오면서 추진된 사업이라는 것이다. 그동안 포항시에서 도심재생과 중앙상가 활성화 등을 위해 수백억원에 달하는 예산을 투입했지만 도심은 여전히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주민들이 협의체구성 등을 통해 스스로 역량을 강화하고 다양한 아이디어와 요구를 제시하고 대안을 의뢰한다면 구 포항역 개발사업은 도심재생사업과 더불어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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