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다 5명 출전… 런던 부진 만회 도전

▲ 13일 서울 노원구 태릉선수촌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대회 태권도국가대표팀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김소희가 훈련하고 있다. /연합뉴스
태권전사들이 다음 달 개막하는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종주국의 자존심을 지키겠다며 출사표를 냈다.

태권도 국가대표 선수단은 13일 서울 노원구 태릉선수촌에서 미디어데이 행사를하고 리우올림픽 준비 상황과 각오 등을 밝혔다.

총 63개국에서 128명의 선수가 참가하는 리우 대회 태권도 종목에 한국은 역대 올림픽 사상 최다이자 이번 대회 참가국 중에서도 가장 많은 5명을 내보낸다.

남자부에서 58㎏급 김태훈(동아대), 68㎏급 이대훈(한국가스공사), 80㎏초과급 차동민(한국가스공사)이 출전하고 여자부에서 49㎏급 김소희(한국가스공사)와 67㎏급 오혜리(춘천시청)가 태극마크를 달고 리우 코트에 선다.

남녀 4체급씩 총 8체급으로 나눠 치르는 올림픽 태권도 경기에서는 특정 국가로의 메달 쏠림을 막고자 2012년 런던 대회까지는 한 나라에서 남녀 2체급씩, 4체급까지만 출전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리우 대회부터 세계태권도연맹(WTF)이 올림픽 랭킹에 따라 체급별 상위 6명에게 자동출전권을 부여하면서 한 나라에서 체급당 한 명씩, 최대 8체급 모두에 출전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손질했다.

그 덕에 우리나라가 5명이 출전하게 됐다.

우리나라 국기(國技)인 태권도는 2000년 시드니 대회부터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치러졌다.

한국 태권도는 런던 대회까지 네 차례 올림픽에서 금메달 10개, 은메달 2개, 동메달 2개를 수확하며 효자 구실을 톡톡히 했다. 이번에도 `금메달 10개 이상을 따 4회 연속 종합 순위 10위 이상의 성적을 거두겠다`는 우리나라 전체 선수단의 목표 달성을 위해 태권도는 없어서는 안 될 종목이다.

한국은 전자호구시스템이 올림픽에서는 처음 도입된 런던 대회에서 2개 이상의 금메달을 노렸다가 여자 67㎏급의 황경선만 금메달을 따고 이대훈이 남자 58㎏급에서 은메달을 추가하는 데 그쳤다.

이번에는 반드시 2~3개의 금메달을 획득해 명예를 회복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박종만 대표팀 총감독은 “대표 선수가 확정되기 전인 지난해 2월부터 차곡차곡 준비해왔다”면서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해 다섯 선수 모두 리우에서 웃으면서 돌아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박 감독은 “올해 초 8주간 발차기 한번 시키지 않고 오로지 체력강화에만 중점을 둔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그 결과 선수들의 체력이 30% 가까이 향상됐다”면서 “전술 훈련은 물론 상대 분석도 이미 다 끝났다”라며 태권전사들의 준비 상태를 전했다.

이번 대회에는 전자호구시스템이 몸통뿐만 아니라 헤드기어에도 적용돼 득점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쉴 새 없이 공격할 수 있는 체력의 뒷받침이 더욱 중요해졌다.

한국 남자 태권도 선수로는 처음으로 3회 연속 올림픽 무대에 오르는 대표팀 맏형 차동민의 각오도 남다르다.

그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남자 80㎏초과급에서 금메달을 땄지만 4년 전 런던에서는 빈손으로 돌아왔다.

차동민은 “런던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잃어버린 금메달을 다시 찾아오겠다”고 힘줘 말했다.

런던 올림픽 남자 58㎏급 은메달리스트인 이대훈은 이번 대회에서는 체급을 올려 68㎏에서 금메달에 재도전한다. 이대훈은 “좋은 분위기 속에서 열심히 훈련했다.

준비한 만큼만 하면 분명히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면서 “남은 기간도 최고의 컨디션으로 경기를 뛸 수 있도록 준비 잘하겠다”고 밝혔다.

남자부 막내 김태훈도 “올림픽을 준비하며 많은 땀을 흘렸다”면서 “반드시 결실을 하고 리우에서 돌아오겠다”고 금메달 욕심을 감추지 않았다.

이대훈과 김태훈은 리우에서 금메달을 수확하면 올림픽,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대회, 아시아선수권대회 등 4대 메이저 대회에서 모두 우승을 경험하는 그랜드슬램을 달성한다.

하지만 둘은 “그랜드슬램을 신경 쓰지는 않는다”면서 “리우에서 성적을 내면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인 만큼 오로지 좋은 경기를 하는 데만 집중하려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세 번의 도전 끝에 처음으로 올림픽 무대를 밟게 된 맏언니 오혜리는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라는 심정으로 후회 없는 경기를 하고 오겠다”면서 `파이팅`을 외쳤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이미 2연패를 이뤘지만 역시 올림픽은 처음 출전하는 김소희도 “최상의 컨디션으로 최고의 기량을 선보여 노력의 대가를 얻어오겠다”고 패기를 드러냈다.

대표팀은 올해 4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전지훈련을 하다가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오픈 대회에 출전해 이대훈, 김태훈, 오혜리, 김소희가 1위를 차지하는 등 기분좋게 올림픽 준비에 속도를 내왔다.

지난달에는 프랑스 파리로 전지훈련도 다녀왔다.

대표팀은 오는 29일 브라질 상파울루로 떠나 보름 가까이 현지 적응을 하고 다음 달 14일 결전지인 리우로 들어갈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