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친구` 포항시와 해병대
(3) 경제

▲ 해병1사단 신병교육단 부대개방행사에서 신병입소자 가족들이 전시된 보급품을 보며 환한 표정을 짓고 있다. /경북매일 DB

2011년부터 신병·가족 부대밖 나들이 허용
숙박비 등 포함 경제효과 연 3억원 `훌쩍`
병사 외출·외박 소비효과도 8억이나 달해

지방세도 매년 50억 이상 납부, 市재정 도움
장교 등 직업군인·가족 씀씀이도 만만찮아
800명 취업유발 효과까지 적잖은 보탬 줘


□ 전군 최초 영외면회 긍정적 영향

6·25전쟁 발발 직전인 1949년 시로 승격한 포항은 인구 5만여명에 불과한 작은 어촌마을이었다.

전쟁통에 인구가 5만명 밑으로 추락했지만 1958~1959년 해병대가 정식으로 주둔하기 시작하면서 1958년 4만9천32명이었던 인구는 2년만인 1960년에 5만9천555명으로 크게 늘었다.

해병대의 존재는 도시전체에 활력소를 불어넣었다. 주말과 휴일을 이용해 장병을 가족으로 둔 면회객들의 발길이 이어졌고, 외박을 나온 장병들도 포항시내를 가득채웠다. 간혹 민간인과의 갈등, 부대원간의 다툼 등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지만 해병대는 1968년 포스코가 포항에 설립되기 이전까지 포항지역 경제활성화에 적지않은 역할을 했다. 이같은 영향력은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해병대는 2011년 11월 전군 최초로 신병수료식 후 가족과 함께 부대밖 나들이를 하는 영외면회를 허용했다. 영외면회는 `선진 병영문화 안착`이라는 해병대의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그동안 폐쇄적이고 고립적인 병영문화를 자율적 개방적인 문화로 혁신하기 위해 마련됐으며 이는 4년여가 지난 현재에 이르러서도 성공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최근 수년간 해병대에 입대한 신병은 2010년 1만2천6명, 2012년 1만2천686명, 2014년 1만2천820명이다. 이들 전원이 포항에 위치한 교육훈련단에서 6주간의 군사기초훈련과 해병대 특성화훈련을 받고 있다. 혹독한 훈련을 거쳐 민간인에서 군인으로 변신을 완료한 장병들은 해병대만이 실시하는 특별한 신병수료식 행사인 `빨간명찰 수여식`을 마친 후 가족과의 만남을 갖고 있다. 환동해미래연구원 전명종 연구원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영외면회를 하기 위해 포항을 찾는 가족의 숫자는 신병 1인당 3.5명 정도다. 이들이 숙박비, 교통비 등을 포함해 1인당 7만5천원을 소비한다고 가정할 때 경제적효과는 연간 3억원이 넘는다.

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일반병사들의 외출·외박으로 이뤄지는 소비효과도 추정가능하다. 외출·외박을 나온 장병들은 소속부대에서 1~2시간 이내 복귀가능한 지역(위수지역)에 머물러야 하는데 이같은 조건은 주변도시 중 가장 큰 규모인 포항을 벗어날 확률을 낮추고 있다. 따라서 장병들은 외출허가를 받을 경우 1인당 평균 4만5천원, 외박은 9만5천원을 포항에서 소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숫자를 연간 외출·외박허가수에 맞춰 분석해보면 외출 6천여명, 외박 8천여명 등 총 1만4천여명이 창출하는 경제적효과는 연간 8억원이 넘는다.

 

▲ 해병대에 복무중인 아들의 면회를 온 한 어머니가 아들의 뺨을 어루만지며 재회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경북매일 DB
▲ 해병대에 복무중인 아들의 면회를 온 한 어머니가 아들의 뺨을 어루만지며 재회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경북매일 DB

□ 납세의무도 충실히

해병대가 포항지역에 미치는 경제적효과는 납세자의 역할에서도 찾을 수 있다. 해병대는 주민세, 지방소득세, 자동차세, 담배세 등 지자체가 재정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주민들에게 징수하는 세금인 지방세를 지난 2013년 기준 약 53억원을 납부했다. 이는 해병대가 포항에 주둔하지 않았다면 포항시 재정에 포함되지 않았을 것이다. 먼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자동차세는 군용차량의 경우 면세혜택을 받기 때문에 부대원 개인이 소유한 차량에만 한정해 소유세 11억2천여만원, 주행세 17억여원 등 28억여원을 나타냈다. 담배소비세는 2012년 국방부가 조사한 군인복지실태조사에 따라 해병대 소속 직업군인 중 59.6%, 병사 53.5%가 흡연을 한다고 가정, 10억6천여만원이 산출됐다. 이같은 수치는 지난해 이후 담배세가 2배 가까이 오르면서 동반상승효과를 보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외에도 주민세 1천300만원, 지방소득세 4천800만원, 지방교육세 13억8천만원 등을 포함하면 53억원의 지방세를 납부한 것으로 분석됐다.

국가에 납부된 세금 중 지자체의 행정운영에 필요한 재원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지방교부세는 보통교부세와 특별교부세 두 가지로 나뉜다. 보통교부세는 용도를 제한하지 않고 지방정부가 자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일반 재원이고, 특별교부세는 재해, 공공시설 등 특별한 재정수요가 있을 때 교부되는 특별한 재원이다. 대체로 보통교부세가 군부대의 지역주둔과 관련있으며 해병대 주둔으로 인한 지방교부세는 16억5천여만원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지방세 53억원, 지방교부세 16억5천만원은 포항시가 2013년 한 해 동안 확보한 지방세 2천870억원과 지방교부세와 2천818억원의 각각 1.8%, 지방교부세의 0.6%에 해당되며 이는 해병대가 납세자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 해병대 교육훈련단 연병장에서 신병1197기 1천여 명과 배웅을 위해 동반한 가족과 친구 등과 훈련소 입소를 앞둔 신병들이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 있다.     /경북매일 DB
▲ 해병대 교육훈련단 연병장에서 신병1197기 1천여 명과 배웅을 위해 동반한 가족과 친구 등과 훈련소 입소를 앞둔 신병들이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 있다. /경북매일 DB

□ 지역총생산액 1% 이상 차지

이밖에 부대건설 발주효과, 직업군인 소비효과, 부대운영효과 등 직접효과와 다양한 산업으로 이어지는 간접효과 등도 포함할 수 있다. 부대시설의 신·증축 공사를 위한 건설업체 발주비용은 지난 2013년 총 6건을 통해 52억3천여만원이 소요됐다. 이 금액은 대형공사 포함 여부에 따라 해마다 변동폭이 매우 큰 편이나 지역 건설경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주둔지역에서 장교, 부사관 등 직업군인과 군인가족들의 소비행위로 창출되는 경제적 효과도 있다.

군인복지실태조사에 따르면 직업군인의 월평균 가구당 총소득은 290만6천원이며 생활비는 213만7천원으로 총소득의 약 73%를 차지하고 있다. 해병대의 경우 86.5%를 나타내 92.6%를 생활비로 사용하고 있는 해군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지출을 보였다. 이를 바탕으로 분석한 2013년 기준 해병대 부대원의 소비효과는 약 348억원에 이른다. 부대운영효과는 행정소모품 구입, 부대원의 사기진작, 부대장 관사 운영비, 부서원 격려 및 간담회, 부대행사, 부대원 여비 등에 이용되는 부대운영비로 연간 6억원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이렇게 해병대가 포항지역에서 소비한 금액은 다양한 산업으로의 간접효과를 유발하고 있다. 2012년 한국은행 포항본부가 발표한 포항 산업연관구조분석에 따르면 포항의 생산유발계수는 1.984, 부가가치유발계수는 0.794, 취업유발계수는 20.3명이다. 환동해미래연구원이 이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해병대는 포항에 776억원의 생산유발효과, 310억원의 부가가치유발효과, 795명의 취업유발효과를 발생시키고 있다. 이를 종합적으로 분석할 경우 해병대의 포항주둔으로 인한 경제적효과는 연간 1천846억원에 이르며 이는 경북도가 발표한 2010년 포항시 지역총생산액인 17조5천467억원의 1.05%를 차지하고 있다. 이같은 규모는 해병대 가족투어가 실시된 2012년 초부터 더욱 늘어나 오늘날 연간 2천억원이 넘는 경제적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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