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개화<br /><br />단국대 교수·교양학부
▲ 배개화 단국대 교수·교양학부

지난 주 토요일 오랜만에 친구들과 대학교 동창모임을 했다. 이런 저런 이야기는 브렉시트에 대한 이야기로까지 흘러갔다. 필자는 브렉시트라는 단어를 인터넷 포털 뉴스로 자주 접하기는 했지만, 무슨 뜻인지 몰라서 친구들에게 물어보았고, 브렉시트(Brexit)는 Britain과 Exit의 합성어임을 알게 되었다. 한마디로 브렉시트는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의미하는 단어이다. 지금 언론에서는 영국에서 브렉시트가 국민투표로 통과된 것에 대해서 1980년대 이후로의 신자유주의적 경제체제가 이제는 한계점에 도달했음을 보여주는 징후로 해석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전 세계적인 경제적, 정치적 불확실성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유럽연합은 1993년에 마스트리흐트 조약 체결로 시작되었으며, 영국, 프랑스,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등을 포함해서 현재 28개국의 회원국이 있다. 모든 회원국은 유로화라는 단일 통화를 사용하고 있으며, 현존하는 경제 협력체 중 통합의 수준이 가장 높고, 관세 철폐를 목표로 하는 자유무역 협정에 해당한다. 유럽연합의 결성은 국가 간의 무역 장벽을 철폐하고 자유 무역을 촉진하는 신자유주의의 전 세계적인 확산에 크게 기여했다.

이 때문에 영국 국민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은 신자유주의 그리고 세계화에 대한 제동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영국에서 브렉시트를 지지하는 정치 세력은 우파에서 좌파를 망라하고 있다. 우파 진영은 이민 유입을, 좌파 진영은 신자유주의 정책을 탈퇴 이유로 들고 있다. 브렉시트 지지자들의 대부분은 중, 하류층들로서 그들은 자신들이 처한 경제적 불평등과 직업 안정성의 약화 등을 유럽연합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한겨레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영국의 상위 1%의 소득은 1930년에 정점을 찍은 이후로 1980년에 최저였지만, 신자유주의와 함께 현재는 1930년대의 수준으로 회복하였다고 한다. 그에 비해서 저소득층의 수입은 거의 증가가 없었다고 한다.

보다 가시적인 찬성 이유는 유럽연합 내에서 국가 간 인구이동이 자유롭게 되면서, 많은 이민자들이 영국으로 몰려 자국민의 실업률을 높이고, 부동산 가격을 상승시키는 등의 각종 사회 문제를 일으키는 것과, 영국이 유럽연합에 너무 많은 분담금을 내는 바람에 국민들에 대한 복지 혜택 등이 주는 것에 불만이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언론에서도 런던의 부동산가격이 폭락할지도 모른다는 예측과 함께 영국으로의 이민자 유입이 많이 줄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영국 국민은 유럽연합에서의 탈퇴가 이런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현재 영국 국민들이 브렉시트를 찬성하는 이유는 신자유주의로 인한 소득 양극화 때문이다. 이것은 신자유주의 문제점을 비판하는 좌파들의 주장에 맥이 닿아있다. 하지만 실제 국민들이 브렉시트를 찬성하는 정서적 이유는 이민 정책 등의 우파의 주장에 더 맥이 닿아있다. 이런 이유로 많은 전문가들은 현재 영국의 상황을 1930년대의 유럽의 상황에 투사하면서, 전 세계적인 경제 공황과 세계 전쟁의 가능성을 예측하기도 하고, 독일의 나치즘과 같은 파시즘이 도래할지도 모른다고 걱정하고 있다.

영국의 결정은 전 세계 주가 및 환율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한국도 오늘 당장 주가가 폭락하고 환율이 올라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주가가 1천700선으로 폭락하고 달러 환율도 1천300원으로 올라갈지 모른다고 예측하고 있다. 영국의 국민투표 결과는 신자유주의와 세계화에 대한 제동이라고 볼 수 있다. 예측할 수는 없지만, 신자유주의와 세계화에 대한 일반 대중들의 저항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이것이 파시즘의 도래와 세계 전쟁과 같은 부정적 방향으로 진행될지, 경제적 불평등을 해소하고 모두가 공존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갈지 섣불리 예측할 수 없다. 다만, 필자는 후자의 방향으로 진행되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