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독도 표기문제와 관련, 행정구역을 공란으로 두겠다는 3년 전 약속을 깨고 일본으로 표기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분노를 사고 있다. 이는 지난 3월 1일 해양경찰이 주최한 `독도 영토 순례` 행사 취재차 독도 주변을 찾은 언론인이 `아이폰`으로 찍은 사진에 저장된 위치정보가 일본의 `오키노시마(沖之島)`로 확인됨으로써 뒤늦게 밝혀졌다. 일본 시마네현에 소속된 섬인 오키노시마는 독도에서 동남쪽으로 157㎞ 떨어져 있다.

아이폰으로 사진을 찍으면 애플리케이션이 촬영된 위치의 지명 정보를 자동으로 기록한다. 당시 언론인이 독도에서 2㎞ 떨어진 지역에서 찍은 사진의 위치정보가 오키노시마로 저장된 것이다. 독도와 사진 촬영지의 거리를 감안할 때 독도 역시 오키노시마에 속한 섬으로 표기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독도의 일본 이름인 `다케시마`의 상위 행정구역을 오키노시마로 표기하고 있다.

애플의 일본 행정구역 단독 표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3년 애플 모바일 운영체제에서 독도가 시마네 현 소속으로 표기된 것이 확인되자 우리 정부는 샌프란시스코 주재 한국 총영사를 통해 항의를 한 바 있다. 당시 애플은 독도 위치를 울릉군이나 시마네 현으로 표시하지 않고 공란으로 남기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3년이 지난 지금 다시 일본 행정구역으로만 표기한 것이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성난 누리꾼들은 “애플을 한국에서 퇴출하자”며 강하게 반발했다. 누리꾼들은 “애플 제품 대한민국에서 추방해라. 정부는 애플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해라. 애플 판매 금지가 답”이라는 글을 올리며 분노한 민심을 드러냈다. “가격도 비싸게 받고, 제품 출시도 아시아 주요 국가 중 가장 늦다. 그래도 애플이라면 좋다는 앱등이(애플 맹신자)들이 문제”라는 비판적인 반응도 있었다.

누리꾼들의 반응 중 “애플이 중국에서도 저런 태도를 보이겠느냐”는 대목은 아프다. 결국 3년 전 공란으로 두겠다고 한 약속을 깨고 슬그머니 독도를 일본 땅으로 표기한 애플의 선택이 결국 국력 차이와 연동돼 있으리라는 짐작은 지극히 합리적인 의심이다. 애플은 한국보다도 일본의 항의와 설득에 넘어갔을 것이다. 애플은 한국 홍보대행사를 통해 “이 문제에 대해 공식적인 언급을 해줄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독도는 `대한민국 경상북도 울릉군 울릉읍 독도리`다. 울릉도 주민과 공무원·경비대원들이 살고, 모든 행정지원 업무를 울릉군이 담당하는 우리 땅으로서 현재는 어떤 이유로든 객관적으로 한국 땅이다. 애플은 진실을 표기할 무한 의무가 있다. 법적으로도 실효적으로도 한국 땅인 독도를 `일본 땅`으로 표기하는 것은 심각한 범죄이거나 무지(無知)의 소치다. 정부는 애플의 횡포를 결코 묵과해서는 안 된다. 강력한 대처를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