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첫 야간운항 포항 `러브크루저` 미리 타보니

▲ 동빈내항 근처에서 바라본 영일대 해수욕장 불빛과 등대. /이바름기자

“러브크루저를 타고 편안하고 즐거운 여행이 되시길 바랍니다.”

지난 21일 오후 7시, 선장의 안내 멘트를 시작으로 영일만관광 유람선인 `러브크루저`가 야간운항 첫 출항을 알렸다.

24일 정식 운항에 앞선 예비 승선식에는 예상보다 3배가량 많은 180여 명의 시민, 관광객들이 승선해 포항에서의 첫 야간 유람선에 대한 관심을 나타냈다. 이 중에는 기대 반 설렘 반의 표정을 가진 채 부모님과 함께 온 초등학생들부터 삼삼오오 모여 승선한 70대 어르신들까지 폭넓은 연령대의 승선객들이 포항 밤바다의 야경을 구경하기 위해 바닷길을 나섰다.

아름다운 밤바다·시원한 바람에 시간가는 줄 몰라
관광객들 1시간40분 즐거운 항해 끝나자 함박웃음
30대 포항시민 “여태껏 보지 못한 진풍경 좋았어요”


“우리 배는 포항동빈내항을 출발해 송도해수욕장, 영일대해수욕장을 거쳐 포스코 야경을 구경하고 나서, 영일만 북방파제를 돌아 다시 동빈내항으로 돌아올 예정입니다.”

배가 출발하면서부터 관광객들은 가장 먼저 2층으로 올라가 배 주위로 날아드는 갈매기들을 새우깡으로 유혹했다. 갈매기들은 다가올 듯 다가오지 않고 배 후미 주위를 맴돌며 `밀당`을 반복했고, 답답한 마음에 한 초등학생은 새우깡을 집어던지기도 했다.

또한, 한쪽에는 온몸으로 느껴지는 바닷바람을 맞으며 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는 40대 주부들이 있었고, 다른 한쪽에 마련된 테이블에는 60대 할아버지들이 배 안쪽에 마련된 매점에서 사 온 주전부리를 먹으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 배 위에서 바라본 영일대.
▲ 배 위에서 바라본 영일대.

날이 어두워지자 해안가 주변으로 조명이 켜지기 시작했고, 이를 바라보는 관광객들은 모두 “와~”하고 탄성을 내뱉기도 했다.

특히 영일대해수욕장의 반짝이는 불빛과 포스코 야경은 동해 위에 떠 있는 러브크루저에서만 볼 수 있는 진풍경이었다.

시민 김모(34)씨는 “포항운하와는 달리 먼 바다에 나와 포항시를 바라보니 감회가 색다르다. 여태껏 보지 못한 광경”이라며 감탄했다.

야경을 보느라 시간이 가는 줄도 몰랐던 2층과 달리 지하에서는 떠들썩한 디스코 음악에 어르신들의 춤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었다.

 

▲ 새우깡으로 갈매기를 유혹하고 있는 아빠와 신기한듯 지켜보는 딸.  <br /><br />/이바름기자
▲ 새우깡으로 갈매기를 유혹하고 있는 아빠와 신기한듯 지켜보는 딸. /이바름기자

지하에 마련된 공연장에는 20~30여 명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모여 `쿵짝쿵짝` 소리와 함께 관광버스에서 풀지 못한 스트레스를 없애고 있었다.

이름을 밝히기 부끄러워하던 70대 할머니는 “음악이 나오면 춤을 추는 게 당연하지”라며 잰걸음으로 공연장 한가운데로 향하기도 했다.

열기가 얼마나 후끈했던지, 배가 선착장에 도착했음에도 지하에서 울려 퍼지는 음악소리와 춤바람이 계속돼 다른 관광객들의 웃음을 사기도 했다.

“바다 위에서 근심·걱정 다 내려두시고 즐겁고 행복한 마음으로 포항항에 입항하시길 바랍니다”는 선장의 말 처럼, 1시간 40분의 여유로운 항해가 끝나고 관광객들은 입가에 만족스러운 웃음을 보이며 다음번 출항을 기대했다.

김명희 영일만관광 유람선 과장은 “이번 야간운항을 시작으로 매주 금·토·일 3일간 야간운항을 한다”며 “시민과 관광객들의 많은 사랑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바름기자

bareum90@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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