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강석호 등 `로열층` 입주
전망좋은 7~8층 경쟁 치열
김부겸·백승주도 8층 행운
대통령 배출방도 `명당` 인기
친박계 의원들 10층 포진

20대 국회가 문을 열면서 대구·경북지역 의원들의 의원회관 방 배정은 어떻게 됐을까.

대구·경북지역의 경우 약 반수가량의 국회의원이 불출마 또는 낙천·낙선의 고배를 마셨기에 의원들의 방배정이 크게 달라질 수 밖에 없었다.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장 인기 있는 방은 국회 분수대와 푸른 잔디가 한눈에 펼쳐 보이는 국회 대광장 방향의 7~8층이다.

여기에다 엘리베이터가 가까우면 더 많은 프리미엄이 붙는다. 그러다보니 의원회관 방 배정은 선수(選數)와 연령을 기준으로 우선해서 배정하게 되는데, 이같은 로열층의 명당자리는 중진급 의원들이 차지해온 것이 관례다.

그러나 이번 총선 결과 전·현직 국회의장인 강창희, 정의화 의원과 포항북구을의 이병석 전 국회부의장 등이 불출마를 하고, 다선의원인 이재오, 황우여, 전병헌, 최규성 의원 등이 낙선·낙천해 빈방이 늘어났다.

그래도 로열층인 7~8층에 입주한 대구·경북의원은 4명에 불과하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다. 친박계 핵심인 최경환 의원은 기존 746호 그대로 고수했고, 강석호 의원이 328호에서 더민주당 최규성 의원이 쓰던 로열층 명당인 707호로 이사했다. 더민주당 김부겸 의원은 더민주당 유인태 의원이 쓰던 814호를 물려받았고, 초선의원으로서는 운좋게 백승주 의원이 홍문종 의원이 쓰던 830호에 입주하는 행운을 잡았다.

당 대표와 최고위원단 없이 지도부를 형성하고 있는 정진석 원내대표와 김광림 정책위의장은 나란히 946호, 944호를 사용해 원활한 소통의 정치를 기대케한다. 박명재 의원도 기존 542호에서 이완구 의원이 쓰던 619호로 방을 옮겼다.

대구·경북지역 친박계 의원들은 주로 10층에 많이 자리잡았다.

4·13 총선에서 대표적 `진박`으로 통했던 곽상도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김광림 의원이 쓰던 1014호를,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 장관은 정수성 의원이 쓰던 1016호를 받아 나란히 자리잡았고, 김석기 전 공항공사사장은 김태환 의원이 쓰던 1010호를 배정받았다. 19대 마지막 원내수석부대표로 친박계를 대리했던 조원진 의원은 지난 국회 때와 같이 1018호 사무실을 그대로 사용하게 됐다.

의원회관 방 번호에 특별한 의미가 있는 대구 경북지역 의원이라면 정태옥 의원을 들 수있다. 정 의원은 4·19혁명을 연상케하는 419호실을 배정받았는데, 친박계 핵심인 김재원 의원이 쓰던 방이다.

의원회관 전통의 명당으로 꼽히는 대통령을 배출한 방은 방 주인이 `대통령의 정기`를 받아 선거에서 승리한다는 속설이 있어 인기가 많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이번 총선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이 썼던 312호와 노무현 대통령이 썼던 638호의 방 주인들이 생환에 실패해 방 주인이 바뀌었다. 그 결과 이명박 대통령이 쓰던 312호는 대구출신 더민주당 조응천 의원이 차지했고, 노무현 대통령이 썼던 638호는 새누리당 김승희 의원(비례대표)이 쓰게 됐다. 박근혜 대통령이 사용했던 545호의 주인인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은 재선에 성공해 그대로 사무실을 쓰게 됐다.

재선이상 의원 가운데 무소속 유승민 의원은 탈당에도 불구하고 국회입성에 성공하면서 기존 쓰던 916호를 그대로 쓴다. 또 대구의 김상훈(541호)·주호영(514호)·윤재옥(917호)의원과 경북의 김종태(452호)·이철우(908호)의원, 무소속 홍의락(617호) 의원 등은 모두 기존 쓰던 방을 그대로 쓰게 됐다.

이밖에 초선의원들은 모두 새누리당 의원들이 쓰던 방을 물려받았다.

대구의 곽대훈 의원은 황영철 의원이 쓰던 530호를, 경북의 장석춘 의원은 김재경 의원이 쓰던 637호를, 이만희 의원은 오신환 의원이 쓰던 602호를, 최교일 의원은 유기준 의원이 쓰던 934호를, 김정재 의원은 새누리당 비례대표인 이자스민 의원이 쓰던 909호를 각각 배정받았다.

추경호 의원은 강석호 의원이 쓰던 328호를 물려받아 대구·경북지역 의원 가운데 가장 낮은 층의 사무실을 쓰는 의원이 됐다.

/김진호기자

    김진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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