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 벗으려는 도구 전락
세계시민 육성에 큰 한계
입시 편중 양상 바로잡고
자유학기제 등 선용 절실

▲ 30일 오전 경주 화백 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유엔 NGO 콘퍼런스 첫 번째 라운드 테이블에서 세계 각국의 교육 전문가들이 교육 소외계층에 대한 지속적이고 포용적인 교육방법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30일 `세계시민교육`을 메인 주제로 개막한 유엔NGO 콘퍼런스를 계기로 우리 교육이 직면한 오랜 문제점들을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특히 이번 행사가 대한민국 교육의 영향력을 전 세계로 확대시켜 나간다는 목표를 표방하고 있지만 그 이면에 한국 공교육의 위기 및 사교육 시장의 팽창, 교육 기회 불평등 및 부의 세습화 등 그늘진 부분에 대한 해결책 모색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교육`은 넒은 의미에서 가정에서 이뤄지는 교육, 학교에서 이뤄지는 교육 및 세계시민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뤄지고 있다. 이중 세계시민교육은 글로벌 문제에 지역 또는 세계적으로 대응하고 지속가능한 발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역량을 강화하는 포괄적 교육이다.

이러한 세계시민교육이 실행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학교에서 이뤄지는 교육이 뒷받침돼야 한다. 하지만 한국식 학교 교육에 대해 그동안 많은 장·단점이 지적되며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 이 중에서도 문제점으로 가장 많이 지적되고 있는 것이 바로 입시 위주의 중등 교육이다. 전국의 모든 학교가 같은 교육과정을 중심으로 교사가 가르치는 내용을 공부하며 같은 사고방식을 가지는 현실에서는 세계시민으로서의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

특히 이러한 문제에 대한 원인은 바로 `창의·융합적 교육`의 방향 상실이 손꼽히고 있다. 포스텍 인문사회학부 김춘식 교수는 이에 대해 “한국 교육의 근본적인 문제는 창의·융합교육에서의 방향이 잘못됐다고 볼 수 있다”라며 “실제 교육과정과 내용 등에서 융합교육이 어릴 적부터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면 과학에 대해 교육을 하면 이와 연계한 환경에 대한 논의도 이뤄져야 한다는 것. 어느 한 분야를 교육할 때 단순히 `기술(테크닉)` 진보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그 이면에 따라오는 생태계 파괴처럼 다양한 관점을 가질 수 있도록 넓은 시각으로 가르쳐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를 통해 국가, 세계를 동시에 고려할 수 있는 선진 세계시민으로서의 능력을 배양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 전면 시행된 중학교 `자유학기제`의 경우는 그동안의 교육 획일화에서 탈피하고 새 바람을 불러 일으킬만한 긍정적인 변화라는 시각이다. 학교에서 배운 지식을 바탕으로 실생활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능력과 인성, 사회성을 키울 수 있는 우리 교육계의 첫 걸음으로 평가되고 있다.

황주환 안강중학교 교사는 “오늘의 한국 교육은 오랜 아픔의 역사 이후 한국 전쟁을 겪고 근대화로 넘어오는 당시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한 도구로 이용돼 왔다. 이 과정에서 겪어온 `경쟁`은 사회를 각박하게 하고 모두가 이웃이 아닌 경쟁자로 자리 잡게 만들어 진정한 이웃의 의미를 퇴색하게 하고 있다”며 “자유학기제와 같은 새 제도와 더불어 이번에 열린 콘퍼런스 등 국제적 행사를 계기로 획일적이고 지표화된 교육에서 벗어나 윤리와 배움, 과정을 중요시하는 이름 그대로의 교육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고세리기자

    고세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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