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도동 `유림콩국수`

▲ 칼국수 면을 삶아 채 썬 오이와 당근을 고명으로 얹고 콩국물을 부어낸 콩국수.

콩국수는 여름을 대표하는 계절메뉴다. 콩국이 사르르 묻어난 쫄깃한 면발은 단연 여름철 별미로 꼽힌다.

각종 비타민과 단백질, 지방, 무기질이 풍부하고 소화도 잘돼 땀을 많이 흘리는 여름철 보양식으로도 불린다.

식당들은 매년 이맘때쯤이면 `콩국수 개시`가 적힌 현수막을 내걸거나 메뉴판을 바꾼다. 여름 한 철이 끝나면 이듬해까지 또 `개시`를 기다려야 한다.

콩국수를 여름메뉴로 선보이는 식당과 대표메뉴로 판매하는 전문점의 맛이 다를 수밖에 없다.

남구 해도동의 `유림콩국수`는 사시사철 콩국수를 만든다. 국내산 콩으로 만든 콩국수를 사계절 내내 맛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자랑거리다.

유림콩국수는 대접에다 탱글탱글하게 삶은 면발을 담고 콩물을 부어 손님상에 올린다.

일반적인 콩국수와는 달리 국물 색이 짙은 편인데, 검은콩이 들어갔음을 짐작하게 한다. 일단 콩국물을 한 모금 마시면 단맛이 먼저 느껴진다.

이어 고소한 풍미가 감돌고 끝에는 쌉싸래하면서 텁텁한 땅콩 맛이 남는다. 걸쭉하지 않고 묽은 콩국으로 목 넘김이 부드럽다. 입자가 고와 아이들도 거부감 없이 즐길 수 있다.

시민 석모(42·북구 죽도동)씨는 “외식 메뉴를 정할 때 아버지는 무조건 콩국수를 택할 정도로 좋아한다. 한 달에 한 번씩은 꼭 이곳에 들르는데 여름엔 더 자주 온다”면서 “두유처럼 달콤하면서도 고소한 국물 맛이 어른들의 입맛을 돋우는 셈”이라고 말했다.

콩국 조리법에 대해 물어보자 주인은 “검은콩이랑 이것저것 섞어서 만든다”라며 비법을 감췄다. 이 `비법` 콩국물은 추가 시 요금을 더 받는다. 콩국에 대한 자부심이다.

 

▲ 남구 해도동의 유림콩국수.
▲ 남구 해도동의 유림콩국수.

유림콩국수는 칼국수 면을 사용해 면발이 굵은 것도 특징이다. 넓은 면발은 차가운 콩국과 만나 쫄깃함은 배가 되고 오래간다.

특이한 점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테이블마다 빨간색 뚜껑의 반찬 통을 하나씩 올려준다. 열어보면 손수 담근 김치가 담겼다. 빨간 양념을 버무린 것이 아니라 백김치인데, 물김치라고 하기엔 국물이 적은 편이다. 국내산 고춧가루로 만든 김치는 간이 강하지 않고 맛깔스러워 담백한 콩국수와 잘 어울린다.

이외에도 콩을 곱게 갈아 노릇하게 부쳐낸 콩빈대떡도 포장손님이 많아 콩국수만큼이나 이 집의 인기메뉴다.

/김혜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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