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 내달 스페인·체코전 나설 축구대표팀 20人 발표

“유럽까지 갔는데 1분도 못 뛰고 오는 상황을 막고자 20명 체제로 대표팀을 선발했습니다.”

울리 슈틸리케<사진> 축구대표팀 감독이 6월 유럽 원정 2연전을 앞두고 태극전사들에게 고른 출전 시간을 배려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슈틸리케 감독은 23일 파주NFC(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6월 1일(이하 한국시간) 스페인 평가전(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과 5일 체코 평가전(체코 프라하)에 나설 태극전사 명단을 발표했다.

이번 명단에는 `소속팀에서 꾸준한 활약`이라는 슈틸리케 감독의 기존 선발 원칙이 그대로 담겨있었다. 이 때문에 이번 시즌 잉글랜드 무대에서 저조한 활약을 보인 이청용(크리스털 팰리스)이 제외됐고, `슈틸리케호 황태자`라는 별명을 얻은 스트라이커 이정협(울산)도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덕분에 중국 무대에서 꾸준한 활약을 보여준 윤빛가람은 3년 8개월 만에 태극마크를 다시 다는 기쁨도 맛봤다.

이런 상황에서 더 눈에 띄는 점은 슈틸리케 감독이 `소수 정예` 원칙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날 발표한 태극전사는 총 20명이다.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2014년 대표팀을 맡은 이후 역대 최소 인원이다.

대표팀은 그동안 평가전과 월드컵 예선전을 치르면서 통상 22~23명을 선발했다.

지난해 10월 쿠웨이트와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에서는 애초 23명을 발탁했다가 갑작스럽게 선수들의 부상이 발생해 21명 체제로 치른 적도 있다.

하지만 이번처럼 아예 20명만 발탁한 것은 슈틸리케 감독 부임 이후 처음이다.

이에 대해 슈틸리케 감독의 대답은 명쾌했다. 멀리 유럽까지 원정을 나서는 선수들에게 출전 기회를 확실히 보장해주겠다는 것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날 대표팀 명단을 발표하고 나서 “그동안 23명 명단 체제로 팀을 꾸렸는데 항상 4~5명은 아예 경기를 뛰지 못했다”며 “이런 점을 고려해 골키퍼2명에 필드 플레이어 18명으로 대표팀을 꾸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표팀을 이끌고 나가는 첫 유럽 원정”이라며 “장시간 비행에 따른 스트레스를 견뎌내고 유럽까지 갔다가 1분도 못 뛰고 돌아오는 상황을 막고 싶었다. 그래서 20명만 뽑았다”고 덧붙였다.

`소수 정예`로 팀을 꾸려 대표팀의 주전급 선수들이 유럽의 강호인 스페인과 체코를 상대로 충분히 자기 기량을 테스트해볼 기회를 주겠다는 게 슈틸리케 감독의 복안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스페인과 체코는 우리보다 강한 상대다. 아시아권에서 경쟁력은 이미 확인한 만큼 이번 유럽 원정은 대표팀의 수준을 확인할 좋은 기회”라고 강조했다.

◇ 축구대표팀 유럽 원정 명단(20명)

△ GK= 김진현(세레소 오사카) 정성룡(가와사키 프론탈레)△ DF= 윤석영(찰턴) 이용(상주) 임창우(알 와흐다 ) 곽태휘(알 힐랄) 김기희(상하이 선화)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 장현수(광저우 푸리)△ MF= 한국영(카타르SC) 기성용(스완지시티) 정우영(충칭 리판) 고명진(알 라이안) 윤빛가람(옌볜 푸더) 남태희(레퀴야) 손흥민(토트넘) 이재성(전북)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 FW= 황의조(성남) 석현준(포르투)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