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원주민 중심의 `민진당`과 중국대륙에서 넘어온 `국민당`이 번갈아 대만을 다스려 왔다. 민진당의 천수이벤이 총통을 할 때는 너무 `대만 독립`을 강조하다가 역풍을 맞았고, 국민당의 마잉주 총통때는 너무 `친중국`으로 기울다가 국민의 반감을 샀다. 대만 최초의 여성 총통 차이잉원(蔡英文)이 최근 총통 취임식을 가졌다. 대만 총통은 `하나의 중국`을 취임사에 반드시 넣었다.`두 국가`란 말대신 양안(兩岸)이라 불렀다. 1992년 “나라 이름은 두 가지로 부르되 국가는 하나다”란 이른바 `1국 양 체제`를 선언한 이래 대만은 외교권을 박탈당했다.

1905년 을사보호조약을 체결한 후`대한제국`은 지도에서 사라졌다. 고종이 외국어에 능통한 세사람을 헤이그 만국평화회의에 보냈지만 “조선은 나라가 아니므로 회의에 참석할 수 없다”며 쫓겨났다. 대만이 지금 그런 신세다. 국제회의에 참석할 수 없다. 중국과 외교관계를 맺는 국가들은 대만과의 외교를 끊는다. 한국과 아프리카 몇 나라들이 그렇다. 중국시장이 대만시장보다 낫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당 통제 사회주의체제에 살던 사람은 자유민주주의 체제하에 살 수 있지만, `자유의 맛`을 본 국민은 결코 독재체제에서 살지 못 한다. 영국 치하에 살던 홍콩은 끝없이 `독립`을 요구하고,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길들여진 대만국민들은 중국의 사회주의 통제체제를 견디지 못한다. 그래서 이번 총통선거에서 독립지향의 민진당 차이잉원(蔡英文)에 압도적 지지를 보냈다. 蔡총통 취임식때 `하나의 중국`이란 말은 입밖에도 내지 않았고, 대신 `아름다운 섬(美麗島)`이라는 대만 고유의 민족가요를 애국가처럼 불렀다. 중국의 언론 단 하나도 대만총통 취임식 기사를 싣지 않았다.

대만이 독립을 주장하면 중국은 `경제보복`으로 대응한다. 수출입도 줄이고 관광객도 줄인다. 그래서 지금 대만은`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줄타기외교전을 벌인다. 한국과 대만, 매우 닮은 국가운명이다. 작은 나라들 끼리 힘을 모아 큰 나라들에 맞서야 할 시대적 운명이다.

/서동훈(칼럼니스트)

    서동훈(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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