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2년간 1천841건 발생… 女 강간피해 압도적
호신용품 판매 불티, 호신술 배우는 여성 20%↑

얼마 전 발생한 강남역 노래방 여성 살해 사건 등 강력 범죄가 잇따라 보도되며 온 국민이 불안에 떨고 있다. 특히 갈수록 잔혹해지는 범죄에 상대적으로 위기 상황에 놓이기 쉬운 여성들의 불안감은 극에 치닫는 상태다. 이에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와 함께 호신술이나 호신용품에 대한 관심도 급증하고 있다.

23일 경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014년~2015년에 경북에서 발생한 살인과 강도, 강간 등 일부 강력범죄 통계에 집계된 피해자는 남성이 183명, 여성이 1천658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살인으로 인한 남성 피해는 57명으로 여성 41명에 비해 많았으며, 강도는 남성 54명, 여성이 72명을 차지했다.

이중 강간의 경우 남성은 72명인데 반해 여성은 1천504명에 이르며 20배 이상의 높은 수치를 기록하는 등 가장 심각한 양상을 보였다.

아울러 올해 역시 도내에 각종 강력 범죄가 끊이질 않고 있다. 포항에서는 지난 3월 14일 대낮에 남구의 한 대형마트 야외주차장에서 장을 보고 귀가하던 주부가 납치당해 충격을 줬다. 지난 4월 11일에는 새벽에 귀가하는 여성을 뒤따라가 위협한 뒤 금품을 빼앗은 30대가 검거됐다. 경주에서도 지난 2월 산책하던 여성을 위협하고 금품을 빼앗은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이처럼 흉악 사건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자 호신용품에 대한 여성들의 관심도 꾸준하게 느는 추세다.

대표적으로 시중에서는 드문 너클, 최루액스프레이, 삼단봉 등 호신용품은 온라인쇼핑몰에서 강력범죄가 언론에 나올 때마다 주기적으로 판매량이 늘어나며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강남역 사건 이후 `쿠보탄(kubotan, 막대 형태의 호신용품)`을 구매했다는 이모(31·여·북구 양덕동)씨는 “너클이나 쿠보탄이 휴대도 간편하고 호신용품이 아예 없는 것보다는 나을 것 같다”며 “하지만 막상 범인을 제압하기엔 턱없이 부족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강력한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라고 털어놨다.

이와 함께 호신술로 사용할 수 있는 격투 종목에 대한 여성의 진입도 과거에 비해 증가하고 있다.

포항의 관련업계에 따르면 주짓수(관절 꺾기나 조르기 등을 사용하는 브라질 유술)나 무에타이, 복싱 등 운동과 호신효과를 함께 얻을 수 있는 운동분야로 여성의 진출이 늘고 있다는 것.

이에 대해 한경우 쎈짐(체육관) 포항양덕지부 관장은 “연일 보도되는 잔혹한 범죄와 더불어 격투기나 호신술을 배워 자신을 보호하려는 여성들이 포항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라며 “불과 1~2년 전만 해도 전체 회원의 10~20% 정도 선에서 그쳤던 도장 내 여성 회원은 최근 30~40%를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고세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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