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만 19세 이상 국민은 행복한 사회를 위해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로 `소득 불균형·양극화` 문제를 꼽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우리 사회의 상대적 빈곤 수렁이 얼마나 깊은지를 절감케 한다.

포스텍 박태준미래전략연구소와 한국갤럽이 공동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일반시민 1천500명 가운데 26.8%인 401명이 `소득불균형·양극화` 문제를 행복한 한국사회를 위해서 가장 먼저 해결돼야 할 과제라고 응답했다. 일자리 창출(24.8%), 저출산·고령화(11.3%)가 뒤를 이었다.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 3월 21일부터 4월 17일까지 전국의 만 19세 이상 일반시민 1천500명과 포스텍 재학생 1천132명 등 총 2천632명을 대상으로 면접조사원 인터뷰방식(일반시민)과 모바일 및 온라인(포스텍 학생)으로 진행됐다. 일반시민 가운데 20대가 생각하는 행복한 한국사회를 위한 우선 해결과제는 일자리 창출이 전체 263명 가운데 41.8%(110명)로 압도적으로 많은 응답을 보였다. 다음으로 소득불균형·양극화(20.2%), 저출산·고령화(10.3%) 순으로 응답했다.

일반시민들은 사교육 문제(1.9%), 북한불안정(1.6%), 진보·보수 이념갈등(1.3%), 경쟁중심교육(0.4%) 등에서 낮은 응답을 보였다. 포스텍 재학생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1천132명 중 30.3%인 343명이 소득불균형·양극화 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일반시민들과는 달리 시민의식(15.6%), 부정부패(15.3%), 경쟁중심교육(11.1%) 라는 응답이 후순위에 놓였다. 이러한 응답패턴은 20대 청년들이 안정된 일자리를 얼마나 절박한 현실적 과제로 짊어지고 있는가를 유추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연간 최저임금과 사회보장비출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임금격차는 여전히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이고, 특히 기업규모별 임금격차는 최근까지 계속 확대되고 있어 소득격차 해소에 기여하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결국 노동시장의 과실이 지속적으로 대기업·정규직 중심의 상위 10% 계층에 집중됨에 따라 최저임금 인상이나 사회보장 지출 확대의 효과가 상쇄됐다는 얘기다.

소득불균형·양극화 해소 문제가 관심사로 떠오른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양질의 일자리 창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 등 경제양극화 해소를 위한 다각적인 노력이 수반되지 않는다면 국민들의 행복체감도는 좀처럼 개선될 희망이 없다. 소득분배의 형평성이 확보되지 않는 경우에는 절대소득이 증가한다고 할지라도 상대적 빈곤 문제는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다. 상대적 빈곤을 악화시키는 소득불균형과 양극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국가사회의 비상한 노력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