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제품 잇따라 가격 올라 2분기 실적 파란불
자생력 약한 중소업체는 벼랑끝…긴급수혈 필요

오랜 침체기에 허덕여 온 철강업계에 봄기온이 돌고 있다.

포스코를 비롯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빅 3사의 올 1분기 실적이 호전되고 있고, 스테인리스, 철근 등 각종 철강제품 가격도 잇따라 오르고 있다. 덩달아 철강주들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의 구조조정에 맞서 자체적으로 군살빼기에 나서겠다는 철강업계의 목소리 또한 강하다. 성급한 판단일지는 모르지만 이제 밑바닥까지 왔으니 반등할 때가 되지 않았느냐는 전망들이 흘러 나오고 있다.

◇2분기 실적 파란불

3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제강사와 건설회사자재직협의회는 2분기(4~6월) 철근 가격을 t당 6만 원(11.4%) 올린 58만5천원에 합의했다. 지난 2014년 1분기(1~3월·72만5천원) 협상을 시작한 이후 2년 만에 처음으로 가격이 올랐다. 원료가 되는 철스크랩 가격이 오른 데다, 주택 건설경기 호조로 철근 수요가 꾸준히 늘면서 재고량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공급물량이 달리자 중국산 철근이 국내로 들어오기도 했다.

뿐만 아니다. 주요 철강 제품의 가격도 오름세다. 국내산 열연 제품 유통가격은 지난해 4월 말 t당 59만 원에서 올 초 49만 원까지 떨어졌다가 지난달 말 62만 원으로 회복됐다.

포스코의 스테인리스 출하가격도 3개월 연속 올랐다. 300계와 400계의 출하가격을 t당 각각 10만, 5만원씩 인상됐다. 3개월 연속 25만원 정도 오른 셈이다.

가격 상승은 중국에서 비롯됐다. 중국 중대형 철강사 101개 중 51개가 적자(지난해 11월 기준)를 내자 올 초 중국 정부는 자국 내 철강 생산 능력을 향후 5년간 1억~1억5천만 t 감축하기로 했다. 이에 더해 중국 업체들이 더 이상의 수익 악화를 버티지 못하고 가격을 올리면서 중국 열연제품 수입 가격이 지난해 10월 말 t당 28만 원에서 지난달 말 48만 원으로 급등했다. 이 때문에 국산 제품 가격이 덩달아 올랐다. 2분기 국내 철강업계의 실적에도 파란불이 켜진 것이다.

◇자생력 약한 중소업체 풍전등화

아직 근본적인 리스크는 남아 있다. 지난달 세계철강협회는 올해 세계 철강 수요가 14억8천770만 t으로 지난해보다 0.8%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중국의 수요가 전년 대비 4%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게다가 국내 주택건설 시장은 호황이지만 철강 수요의 21%를 차지하는 조선업이 바닥을 치고 있다. 심지어는 일부 조선사들이 올해 수주를 1건도 올리지 못하는 부진에 빠져 있다. 결국 조선업의 침체는 고스란히 철강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빅 3사가 정부의 구조조정 방침에 맞서 계열사 자산 매각, 인력 감축 등 자체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는 점이다.

하지만 자생력이 약한 일부 중소업체는 한계에 도달했다.

현재 포항철강공단내 아주베스틸과 파이프라인, 전기로 제강 업체인 한국특수형강 등은 법정관리 상태다. 이들 업체는 현재의 상황으로는 특단의 긴급 수혈이 이뤄지지 않는 한 회생이 어려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밖에 동부제철, 동부메탈, 대양금속은 워크아웃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YK스틸이 1제강 설비를 매각했고, TCC동양이 본사 건물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이제 중소 업체들도 고부가가치 제품 즉, 월드프리미엄 제품 개발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는 등 근본적인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게 철강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김명득기자

md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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