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동구갑 무소속돌풍 실패
鄭 후보측 `휴대폰 문자` 악재
오히려 새누리 힘 결집 불러

▲ 13일 시행한 제20대 국회의원 총선거 대구 동구갑 선거구에서 당선이 확실시된 새누리당 정종섭 후보가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부인 안영안씨와 함께 손을 들어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구 동구갑 선거구는 경북고 57회 동기인 새누리당 정종섭 후보와 무소속의 류성걸 후보가 치열한 선거전을 펼친 지역구로 행자부장관을 역임한 정 후보가 당선됐다.

선거전 초반에는 새누리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류 후보가 앞서가는 양상을 보였지만, 본격적인 선거기간 점차 격차를 좁힌 정 후보의 승리로 결정됐다.

류 후보와 같이 새누리당을 탈당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유승민·권은희 의원과 함께 무소속 3인 연대로 대구지역에 새로운 바람과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올릴 것으로 예상하는 이들이 많았다. 이로 인해 전국에서 무소속 3인 연대의 파워를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과 함께 이들 행보에 대해 전 언론이 관심을 갖는 등 무소속 열풍을 예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류 후보는 새누리당의 밀실 공천을 심판해 달라며 읍소작전과 정 후보에 대한 불만 등을 표출하며 동네별 공약 등을 내세워 표심을 파고들었음에도 동구갑 주민의 마음을 열지는 못했다는 평가다. 이어 류 후보는 “같은 고교 동기가 있는 지역구에 날아와 선거전을 벌인다는 것은 의리상 있을 수 없다”며 “선거 이후 같은 대구의 하늘아래 있을 수 없을 것 같다”고 강변한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결국 유 후보는 지역에 내려온지 얼마되지 않는 정 후보에게 정책대결이나 인물론, 초선보다는 재선이 지역 발전에 유리하다는 등의 정면돌파보다는 이같은 선거유세를 통한 읍소 전략을 사용하면서 오히려 득표에는 마이너스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선거 막판 새누리당 소속 모 동구의원이 `류 후보가 정 후보의 공약을 지지한다`는 내용의 휴대폰 문자를 잘못 보내면서 심각한 논란거리로 등장해 새누리당 정 후보에게는 선거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단 한명에게 문자를 잘못 보냈다는 동구의원의 기자회견이 그 다음날 실시되고 이를 주장한 류 후보 등 2명을 대구 동부서에 명예훼손 등으로 고소·고발하면서 논란이 잠잠해졌고 오히려 새누리당원의 결집을 강화시킨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더욱이 선거기간 실시된 정 후보와 류 후보 간 방송토론회 시 세세한 지역문제에서 큰 정책문제까지 거론하는 과정을 통해 장관과 차관 출신의 차이를 극명하게 보이며 정 후보가 선거 막바지 지지세를 끌어올리는 원인이 됐다는 평가다.

또 정 후보는 선거기간 대구시와 동구 지역을 아우르는 공약들을 집중적으로 발표해 침체한 분위기를 일깨우며 개발에 목말라했던 지역민심을 집중적으로 공략한 것이 당선의 원인으로 정 후보 측은 판단하고 있다.

아울러 정 후보의 학자풍 이미지와 행자부장관 출신의 강력한 추진력을 시사하는 발언 등도 동구갑 주민에게 상당히 어필한 것이 승리로 직결됐다는 분위기다.

/김영태기자

    김영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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