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의 농식품 강소기업을 찾아서
(11)메인(주)

▲ 메인주식회사의 부추진액 상품.
▲ 메인주식회사의 부추진액 상품.

때로는 선입견을 통해 깨달음을 얻기도 한다. 사실 살아온 햇수만큼 각종 경험으로 무장한 고정관념이 쌓이게 되면 사물의 실상을 대하는 것이 점점 어려워진다. 하지만 함부로 판단해 단정 지었던 사실이 무너지는 순간, 그 어떤 경험보다도 기억에 오래 남아 진한 여운을 남긴다.

피로감 줄고 혈액순환 좋아져 저림 증상 개선
지역 유명인사 매달 정기 주문할 정도로 인기


부추가공업체인 메인(주)의 오주선 대표를 직접 만나기 전에는 이름만 보고 여성기업인으로 생각했다. 까무잡잡한 피부에 덩치 큰 남성을 마주한 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자 오 대표는 “이순신도 남자다”라며 웃었다.

인사가 끝나자마자 오주선 대표는 대뜸 “우리 부추즙의 특이한 점은….”이라며 운을 떼었다. 당찬 성격과 강한 목소리에서부터 제품에 대한 자부심이 묻어났다. 그는 “부추가공업체는 포항에 하나 더 있고 전국에도 5곳 정도 있지만, 부추즙을 물처럼 마실 수 있는 기술은 우리만의 강점이다. 부추는 가공처리 과정을 거치면 다시는 먹고 싶지 않을 정도로 역한 향이 난다. 이를 제거하는 것이 우리 공장만의 기술력”이라고 말했다.

메인은 저온고압 추출방식으로 부추 특유의 냄새와 맛을 없애 누구나 물처럼 간편하게 마실 수 있는 부추즙을 만든다. 오 대표는 그의 땀과 노력이 담긴 특수공법을 조상들의 삶에서 찾았다고 말했다.

우선 옛 선조들은 무엇을 먹고, 왜 먹었는지를 살폈다. 이미 수 백 년전 조상들의 인체체험을 통해 검증된 사실을 그대로 적용해 부추진액을 만들었다. 덕분에 기술 개발과정에서 실패 등 여러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었다. 오 대표는 자신의 `타고난 감각`으로 얻은 기술이라며 정보노출을 꺼려 특허신청도 하지 않았다. `진짜 좋은 기술은 특허를 내지 않는다`는 소신이다.

오 대표는 북구 청하면 청계리에 있던 공장을 사들여 부추즙을 만드는 데 최적화된 공정을 갖추고자 직접 개조했다. 부지면적 1천평, 건물 500평으로 부추가공 공장으로서는 국내 최고를 자랑한다. 공장을 한 번 가동하면 부추진액 10t을 생산한다. 다른 공장의 1년치 생산량을 한 번에 만들어 내는 것이다. 오 대표는 큰 기계가 있어야 큰 장사가 된다고 했다. 제품을 대량 생산해야 국내외 소비자들의 관심과 수요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란 비전이다.

무엇보다도 건강기능 차와 음료를 만드는 곳인 만큼 공장입지 부지를 선정하는데 주변 환경으로부터 깨끗한 물을 공급받을 수 있는 조건을 최우선으로 두고 장소를 정했다. 공장 주변 200m 이내에는 사람이 살지 않는 청정지역을 골랐다.

문제는 부추였다. 온도에 민감한 채소라 중탕과정에서 온도 120℃ 이하 시 진액이 추출되지 않았고, 그 이상이 되면 냄새가 났다. 부추가공 공정을 모두 직접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하게 된 계기가 됐다.

 

▲ 메인주식회사 오주선 대표.
▲ 메인주식회사 오주선 대표.

오 대표는 “사과는 100㎏을 짜면 99㎏의 즙이 나오는 반면 부추는 같은 양이라도 15㎏밖에 나오지 않는다. 부추를 130℃의 온도에서 끓여도 냄새가 나지 않도록 공정을 직접 설계했다”고 덧붙였다.

올해 6년째 사업을 운영 중이지만 오 대표의 가장 큰 걱정거리는 사람들의 `선입견`을 깨는 일이다. 누구나 부추의 효능은 잘 알고 있지만, 냄새가 나 먹기 힘들다는 고정관념 때문에 아예 구입자체를 안 한다는 것이다.

막상 선입견을 버리고 먹으면 보약이 된다. 메인의 부추진액을 한 번 맛본 사람들은 `물을 마시는 것 같다`며 마니아층이 될 정도다. 단골들은 `간(肝)의 채소`로 불리는 부추즙 덕분에 피로감이 줄고 혈액순환이 좋아져 팔 저림 등의 증상이 개선됐다고 전해온다. 건강검진을 받으러 갔더니 의사가 `피가 맑아졌다`며 놀라기도 했단다. 지역 내 유명 인사들도 매달 정기적으로 부추즙을 주문해 먹는다고 자랑했다.

/김혜영기자 hykim@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