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의 농식품 강소기업을 찾아서
(10)씨앗농부

▲ 씨앗농부의 인기제품들. 왼쪽부터 돼지감자차, 볶은 발아현미식, 발아현미 생가루, 발아현미차.

인생은 누구에게나 한 번뿐이다. 두 번의 기회를 허락하지 않기 때문에 그만큼 절실하지만, 실수와 후회의 연속이다. 그래서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조금이나마 줄이기 위해 타인의 `체험담`에 귀를 기울인다. 경험해 보지 못한 것을 듣는다는 것, 여기에 앞으로 더 나은 선택을 위한 팁(tip)까지 전수받는 것만큼 귀한 체험이 또 있을까.

발아현미 식품을 만드는 `씨앗농부`의 신해수(48) 대표는 제품이 지닌 효능의 산증인이다.

췌장암 수술 받은 신해수 대표가 개발한 제품
암·고혈압·동맥경화 등 예방 식사 대용 인기

씨앗농부 신해수 대표의 히스토리(History) 사연은 특별하다. 지난 2006년 2월 신 대표는 당시 38살에 췌장암 진단을 받았다. 한 달만 늦었어도 가망이 없었다고 했다.

장작 13시간을 넘는 대수술이 이어졌고 회복기간 동안 항암 치료를 버텨야 했다. 췌장이 일반인의 3분의 1길이라 인슐린 분비가 잘 안 돼 소화가 더뎠다. 입맛도 없었지만 `곡물이 좋다`는 의료진의 조언에 각종 정보를 수색했다. 밥 대신 발아현미 가루에 물을 넣고 수프나 죽처럼 끓여 먹었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견디다 보니 어느새 10년이 흘렀다.

신 대표는 웃옷을 살짝 들어 올려 38cm에 달하는 복부 수술자국을 드러내며 “사람들은 내가 췌장암 수술을 했다고 하면 안 믿는다.(웃음) 처음엔 편하게 식사할 방법을 찾다가 발아현미를 먹기 시작하면서 몸의 변화를 느꼈다. 발아현미차를 마시지 않은 날은 몸에서 바로 반응이 와 매일 소화제처럼 먹는다”고 말했다.

씨앗농부는 현미를 발아시키기 위해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며 3시간마다 물을 준다. 약 72시간, 총 3일간 되풀이해야 한다.

일반 현미와는 달리 발아현미는 발효 과정에서 가바, 피티산 등 건강한 성분이 더해진다. 암을 예방하고 고혈압, 동맥경화 등 순환기질환을 예방하는데 도움을 주는 요소들이다.

신 대표는 발아시킨 현미를 씻어 15분간 쪄 낸 다음 열기를 식히는 과정에서 덩어리진 발아현미를 직접 손으로 풀고 다듬는다. 이후 건조기에 한 번 더 말리고 볶아내고서 가루로 만든다. 여기에 어떤 첨가물도 더하지 않는다.

이처럼 찌고 볶고 말리고 갈아 고운 입자로 만드는데 일주일이 걸린다. 매일 새벽 1~2시까지 작업을 하지만 하루에 만들 수 있는 양은 정해져 있다.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일반 현미차나 기계로 말린 제품들과 비교 자체를 거부하는 이유다.

신 대표는 “우리 제품은 일단 가루의 향부터 다르다. 어디서도 경험할 수 없는 맛까지 지녔다. 누룽지나 숭늉과는 달리 씹히는 맛과 함께 특유의 풍미를 지녔다. 생목이 올라오지 않아 깔끔한 뒷맛도 있다.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생소할 수 있지만 곧 몸에 변화가 찾아온다”고 말했다.

발아현미 제품의 위력은 이미 주위 사람들 사이에서 `증언`처럼 쏟아지고 있다. 가장 큰 효능은 변비 개선이다. 위염이나 위궤양 등 위장장애를 지닌 사람들도 효과를 봤다. 포만감이 오래가 식단조절에 도움을 주고 피로감도 줄어든다. 특히 발아현미·메밀·찰보리 혼합식은 영양학적으로도 최고의 시너지를 발휘해 아이들의 성장까지 돕는다.

그저 평범한 주부였던 신 대표는 아프기 전 자신의 식습관에 대해 `최악`이었다고 평했다.

그는 “식(食)생활은 곧 건강과 직결된다. 씨앗농부의 제품 대부분은 식사대용이다. 사람들이 점점 간편식을 추구하고 있지만, 한 끼로도 충분한 영양을 섭취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다”며 “특히 일반인들보다 몇 배로 먹는 것에 `절제`가 필요한 환자들에게 발아현미가 지닌 힘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혜영기자 hy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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