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숭아나무는 장미과 갈잎큰키나무로 꽃말은 `희망`이다.
“나의 살던 고향은 / 꽃피는 산골 / 복숭아꽃 살구꽃 / 아기 진달래 / 울긋불긋 꽃 대궐 / 차린 동네 / 그 속에서 놀던 때가 / 그립습니다.”(이원수 작사, 홍난파 작곡)

복숭아는 신선이나 옥황상제가 먹는 장수하는 과일이다. 옛 사람들은 복숭아나무가 요사스런 기운을 몰아내고 귀신을 쫓는 힘이 있다고 믿었다. 귀신을 몰아낼 때 동쪽에 난 가지로 쫓았다. 불로장생의 영약인 영지도 복숭아나무에서 난 것을 최고로 친다. 집안에는 심지 않았다. 제사 때 귀신들이 복숭아나무가 무서워 차려 놓은 음식(飮食)을 맛보지 않는다고 하기 때문이다. 제사상에 복숭아를 쓰지 않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복숭아나무 근처에는 묘를 쓰지 않는다.

동의보감에 보면 버릴 것 하나 없는 약재이다. 잎, 꽃, 열매, 씨, 속껍질, 심지어 벌레까지 약이 된다. 도화차는 건강차로 해독작용을 하며, 변비와 미용, 각기병과 결석에 효험이 있다. 바닷고기를 먹고 중독되었을 때 복숭아를 껍질째 먹으면 치료가 된다. 씨는 도인(桃仁)이라고 해서 여성의 생리 불순, 어깨 결림, 두통의 약재료로 사용한다. 종자 속의 인은 혈액순환을 좋게 하며 중풍, 폐환자, 산후부인병, 진해, 거담, 화장독을 없애는 데 쓴다. 잎은 목욕물에 넣어 땀띠나 습진을 치료했다.

마음씨 착한 김 씨 노인과 외동딸 도화 낭자가 복사 골에 함께 살았다. 도화 낭자의 아리따운 모습과 마음씨는 천관(天官)의 귀에까지 들려 옥황상제의 며느리로 간택되었다. 김 노인은 딸이 하늘나라로 올라가는 것은 기쁘나 외동딸과 이별할 것을 생각하니 서운하기 이를 데 없었다. 노인의 마음을 애처롭게 생각한 천관은 천상의 천도복숭아를 하나 주고 갔는데 노인이 그 씨를 집 근처에 심고 복사나무를 딸처럼 보며 살았다. 노인이 세상을 떠난 후에도 마을 사람들은 노인과 도화 낭자를 생각해서 복사나무를 심어 가꾸면서 일대가 복사꽃으로 뒤덮였다.

김한성 <수필가·한문 지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