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가·골목·아파트 등 귀성차 주차전쟁 방불
시외버스터미널 평년보다 한산…상가도 울상
KTX개통 포항역은 작년보다 10배이상 몰려

저유가 장기화 등의 영향으로 인해 올해 설 명절에는 자가용 이용이 증가한 반면 버스 등 대중교통 이용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관련 업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10일 코레일 포항역에 따르면 설 연휴인 지난 5~9일 이용 승객수는 3만3천428명으로 집계됐다.

가장 많은 이용객을 기록한 날은 설 다음날인 9일로 8천304명이 포항역을 드나들었고, 설 당일인 8일에는 4천171명이 이용해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포항역은 대체공휴일인 10일 수송인원을 포함하면 지난해 추석의 4만여명과 비슷한 수준을 보일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KTX개통 이전에 옛 포항역을 이용했던 명절 이용객 숫자인 3천~4천명에 비해 10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귀성·귀경객들이 이동수단으로 KTX를 얼마나 선호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국제적인 유가 하락에 따라 자가용을 이동수단으로 활용하는 시민도 많았다.

10일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이번 설연휴기간인 7~9일 서안동과 남안동IC를 이용한 차량은 6만1천800여대로, 지난해보다 2천여대가 더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대구~포항고속도로 서포항요금소와 포항요금소를 통과한 차량은 총 16만8천132대. 이는 지난해 설연휴보다 500여대가 감소했으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대체공휴일이 있음을 감안하면 다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지역의 주택가나 골목, 아파트 주차장마다 몰려든 귀성 차량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서울의 귀성객 곽미숙(41·여)씨는 “고향방문을 위해 명절 때 마다 대중교통을 이용했지만 차량 연료비도 저렴하고 짐도 실을 수 있어 올해 처음으로 5인 가족 모두가 승용차 한 대로 이동했다”고 말했다.

반면 대표적인 대중교통 수단인 시외버스를 이용하는 귀성객의 숫자는 급감하고 있다.

10일 안동터미널에 따르면 지난 설연휴 동안 4억여원을 기록했던 버스운임료 총 매출액이 반토막 나 2억원대에 그치면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버스 이용객 감소는 터미널 인접 모든 상가에 직격탄을 날렸다.

안동터미널의 한 매장의 경우 한해 설 연휴 평균 하루 700만~800만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올해는 300만~400만원으로 절반에 불과했다. 인근 식당이나 제과점, 찻집도 예전보다 반토막 난 매출로 울상을 짓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포항의 터미널도 비슷했다. 포항시외버스터미널은 이번 연휴 기간에 평상시의 명절보다 썰렁한 분위기를 유지했다.

터미널 관계자는 명절 대목에도 최소 인원으로 근무를 서도 될 만큼 크게 붐비지 않는 등 이용객이 눈으로 체감할 정도로 대폭 줄었다고 전했다.

포항고속버스터미널도 지난 추석과 대비해 30%가량 이용객이 줄어들어 전반적으로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포항고속버스터미널 관계자는 “예년과 비교하면 이용객이 현저하게 줄며 이번 연휴 기간에 직원들이 많이 바쁘지 않았다”며 “가장 큰 원인은 승객들이 상대적으로 빠른 KTX를 이용하는 것이며 연휴도 길고 기름 값이 싸서 자가용 이용 귀성객이 많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권광순·안찬규·전준혁·고세리기자

    권광순·안찬규·전준혁·고세리기자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