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 명절인 8일 오후 광주 동구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어린이문화원 내 어린이체험관이 몰려든 관람객으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 설 명절인 8일 오후 광주 동구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어린이문화원 내 어린이체험관이 몰려든 관람객으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설인 8일 전국 주요 공원묘지에는 조상 음덕을 기리는 성묘객 발길이 종일 이어졌다.

유명 스키장과 유원지는 꿀맛 같은 연휴를 만끽하는 나들이객으로 북적거렸지만 전국 도심 도로는 귀성 차량이 빠져나가 모처럼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서해 5도와 경기도·강원도 접경지역에는 7일 북한 미사일 발사로 긴장감이 채 가시지 않았지만 별다른 동요 없이 차분하게 명절을 보냈다.

□끝없는 성묘 행렬…“차 막히지만 그래도 오늘만큼은”

낮 최고 기온이 5∼10도로 비교적 포근한 날씨를 보인 8일 전국 주요 공원묘지는 온종일 성묘객으로 북적거렸다.

부산 금정구 영락공원과 기장군 추모공원에는 새벽부터 성묘객이 찾아 정성껏 음식을 차리고 절을 했다.

충북 청주시 목련공원과 매화공원에도 이른 아침부터 한복과 설빔을 곱게 차려입은 성묘객 수천명이 몰려 과일, 떡 등을 제단에 올리고 조상 음덕을 기렸다.

전주 효자공원·군경묘지·천주교묘지, 경남 창원 천자봉공원묘원, 광주 영락공원에서도 가족 친지가 성묘를 마치고 돗자리를 펴고 앉아 음식을 나눠 먹었다.

설을 맞아 성묘객이 몰리면서 공원묘지 인근 도로는 극심한 혼잡을 빚기도 했다.

울산시는 울산공원묘원이 매우 붐비자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셔틀버스 2대를 동원, 울산체육공원에서 공원묘원까지 순환 운행하며 혼잡을 줄였다.

□제기차기·윷놀이 재미있네…설에는 역시 민속놀이

성묘나 차례를 마친 가족은 설맞이 민속놀이 체험 행사장을 찾아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오(五)대감 설잔치’가 열린 서울 남산골 한옥마을에서는 시민과 관광객이 공동차례상 차리기, 떡국 시식, 신년운세보기 프로그램, 국악 공연 등에 참여하며 설 기분을 만끽했다.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를 비롯한 시내 주요 사찰에서는 이날 오전부터 두세 차례로 나눠 합동 다례(차례)가 진행됐다.

신도들은 사찰에서 차례상에 올린 정갈한 음식 앞에서 조상에게 절을 올리고 공양간에서 떡국을 나눠 먹으며 무사 평안한 한 해를 기원했다.

부산박물관 정문 야외마당 열린 전통놀이 체험장에는 부모님 손을 잡고 나온 200여 명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어린이들은 팽이치기, 투호, 제기차기, 윷놀이 등을 즐겼다. 아이들을 가르치느라 오랜만에 전통놀이를 하게 된 어른들은 추억에 잠겼다.

□ “설 지나도 이틀 더 논다”…스키장·테마파크에 ‘인파’

연휴를 맞아 유원지를 찾는 나들이객 발걸음도 끊이지 않았다.

용인 에버랜드에는 오후 1시 기준으로 7천여명이 입장했다.

입장객은 윷놀이, 제기차기 등 민속놀이 체험이 마련된 ‘설 민속 한마당’ 행사에 참여해 여유로운 휴일 분위기를 만끽했다.

같은 시간 ‘설맞이 복잔치’가 열린 한국민속촌에는 평소보다 3배 많은 1만5천여명이 입장했다.

한국민속촌 관계자는 “설이다 보니 전통 체험을 하려는 관광객들이 계속 입장하고 있다”며 비명을 질렀다.

이천 지산 포레스트 리조트와 용인 양지 파인리조트에는 각각 4천여명, 1천500여명이 몰려 스키와 보드를 타고 은빛 설원을 질주했다

▲ 크루즈 여객선 코스타 아틀란티카호 승객들이 8일 오전 제주항 국제여객선터미널에 도착해 준비된 차량으로 이동하기 전 가이드의 안내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 크루즈 여객선 코스타 아틀란티카호 승객들이 8일 오전 제주항 국제여객선터미널에 도착해 준비된 차량으로 이동하기 전 가이드의 안내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서해 5도 등 접경지 긴장 속 평온한 설 보내

서해 5도 등 경기도·강원도 접경지는 북한 장거리 로켓(미사일) 발사 하루 만에 8일 북 경비정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하자 긴장감이 가시지 않았지만 평온함을 유지했다.

백령도 내 28개 대피소 문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이틀째 개방됐다.

북한 미사일 발사 직후인 7일에는 일부 주민이 대피소로 잠시 피신하기도 했지만 이날은 대피 주민이 거의 없었다.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은 합동 망향제에 참석하기 위한 실향민 가족들과 중국인 관광객들로 북적거렸다.

망배단 앞은 새해를 맞아 북녘을 향해 절을 올리려는 실향민 가족들이 국화를 들고 줄을 지어 기다렸다.

이른 아침 임진각 망배단 옆 철책 근처를 찾은 오서규(83)씨는 “북쪽에 남아 있는 부모님과 동생들 생각에 명절 때마다 임진각에 와서 차례를 지낸다”며 “하지만 분단의 세월이 너무 길어져 생사조차 알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망향제는 홍용표 통일부 장관도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전날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로 참석을 취소했다.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와 양구 통일관은 설 연휴 초 기습폭설 때문에 관람객 발길이 평소보다 다소 뜸했다.

고성 통일전망대 관계자는 “관람 여부를 묻는 전화는 많은데 관람객은 지난해보다 눈에 띄게 적다”며 “올해는 작년 설 관람객 5천명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 설에 유커도 즐긴다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 기간 한국을 방문한 중국 관광객 ‘유커’도 주요관광지를 여행하며 연휴를 즐겼다.

광화문 앞 수문장 교대식에는 한국 전통 의식을 신기한 듯 구경하며 연방 사진을 찍어대는 중국인 관광객이 여럿 눈에 띄었다.

관광객과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종로구 삼청동과 가회동 북촌 한옥마을에도 유커의 발길이 이어졌다.

부산 남포동 국제시장, 해운대해수욕장에서도 한국 정취를 느끼려는 중국 관광객이 대거 몰렸다.

부산관광공사는 춘제기간인 지난 6일부터 오는 12일까지 2만명의 유커가 부산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했다.

임진각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장단역 증기 기관차, 전망대 등 안보관광지를 둘러보고 합동망향제를 관람하며 호기심을 보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