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백 검룡소 가는 길.<br /><br />
▲ 태백 검룡소 가는 길.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세배를 하고 덕담을 나누는 설 명절. 그만큼 고향가는 길은 설레고 즐겁다. 그러나 고향집에서만 뒹굴기에는 먼 길 넘어온 것이 어쩐지 아쉽다. 가족들과 함께 가까운 여행지로 떠나보자.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는 만큼 지난 일 년간의 후회를 털어내고 새 기운을 얻을 수 있는 즐거움도 클 테다. 한국관광공사의 추천을 받아 설 연휴동안 가볼만한 영덕 블루로드와 강원도 태백 검룡소, 충남 태안 만대항 3곳을 소개한다.

/윤희정기자

집에만 있기 아쉽다?
황금연휴 가볼만한 곳
태백·영덕·태안 어때요

■ 개울물 소리·울창한 숲길의 한강 발원지 태백 검룡소

강원도 태백 검룡소는 강의 발원지로 일컬어지는 곳이다. 이곳에서 시작한 물줄기는 장장 514km를 굽이치고 달려 서해안으로 흘러든다. 우리 민족이 한강을 중심으로 역사를 만들어 왔다면 검룡소는 그 역사를 있게 한 시발점인 셈이다. 한강 발원지라고 해서 깊은 산 속에 꼭꼭 숨어 있다는 것이 아니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평탄한 비포장길을 20여분 걸어가면 닿는다. 피나무, 물푸레나무, 생강나무 등이 울창한 이 길은 아이 손을 잡고 산책삼아 다녀오기에도 좋다. 맑은 개울물 소리를 들으며 걷는 길이라 지루하지도 않다. 주차장에서 10여 분을 걸으면 세심교다. 세심교를 건너 왼쪽길을 따라 10분 남짓 더 걸으면 검룡소에 닿는다.

 

▲ 검룡소의 세찬 물길.
▲ 검룡소의 세찬 물길.

검룡소는 바닥이 훤히 보일 정도로 맑은 샘이다. 이곳에서 하루 2~3천t 가량의 지하수가 석회암반을 뚫고 솟는다. 검룡소의 물은 골지천~임계천~조양강을 거쳐 정선 가수리에서 동남천을 만나 동강을 이룬다. 그 뒤에 영월에서 서강과 합류해 남한강이 되고 이후 충주호를 거친 다음, 양평 두물머리에서 북한강과 만나 한강이 된다. 태백 시내에는 낙동강의 발원지도 있다.

 

▲ 검은콩 수제비.<br /><br />
▲ 검은콩 수제비.

태백은 여느 산악도시에 견줘 맛집이 많다. 가장 많이 보이는것이 고깃집이다. 태성실비, 경성실비, 시장실비, 현대실비 등 식당이름에 대부분 `실비`가 들어가 있는 것도 특징이다. 물닭갈비도 별미다. 볶음식으로 유명한 춘천 닭갈비와 달리 갖은 식재료를 쇠판에 넣고 육수를 부어 끓여낸다. 검정콩 수제비는 최근 들어 태백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메뉴다. 들깨 가루를 듬뿍 넣고 검정콩을 간 분말로 반죽한 수제비를 한 숟가락 떠먹다 보면 차가워진 몸이 어느새 따뜻해진다.

<당일 여행 코스>검룡소→황지연못→태백고생대자연사박물관
<1박 2일 여행 코스>첫째 날 / 검룡소→황지연못→태백석탄박물관
둘째 날 / 태백고생대자연사박물관→철암역두→매봉산풍력발전단지

▲ 블루로드 구간중 풍력발전단지.<br /><br />
▲ 블루로드 구간중 풍력발전단지.
울창하고 조용한 숲길
드넓고 탁 트인 바닷길
싱싱함 살아있는 항구

■ 쪽빛 바다와 함께 걷는 명품 트레킹 영덕 블루로드

영덕 블루로드는 짙푸른 동해바다의 희망찬 기운을 가슴에 품을 수 있는 최고의 트레킹 코스다. 부산에서 강원도 고성에 이르는 688km의 해파랑길 가운데 영덕 구간을 블루로드라고 부른다. 영덕의 가장 남쪽인 대게누리공원에서 강구항, 축산항을 거쳐 고래불해수욕장까지 도보여행을 위한 약 64.6km의 해안길이다.
블루로드는 모두 4개 코스가 있는데 빛과 바람의 길(A코스)은 강구터미널에서 강구항을 거쳐 산길을 따라 고불봉을 넘어 풍력발전단지를 지나 해맞이공원에 이르는 17.5km로 대부분이 산길이다. 푸른대게의 길(B코스)은 해맞이공원을 지나 석리마을, 대게원조마을, 블루로드다리를 건너 죽도산전망대를 지나 축산항의 영양남씨발상지까지 가는 15km 구간으로 내내 바다를 끼고 걷는 길이라 풍광이 수려하다. 목은사색의 길(C코스)은 영양남씨발상지를 출발해 대소산봉수대, 목은이색기념관, 괴시리전통마을, 대진해수욕장을 거쳐 고래불해수욕장에 이르는 17.5km 구간으로 산길, 바닷길이 반씩 섞여 걷는 재미가 있다. 쪽빛파도의 길(D코스)은 대게누리공원에서 장사해수욕장을 지나 삼사해상공원, 영덕어촌민속전시관을 거쳐 강구터미널까지 이어진 14.1km 구간으로 7번국도와 나란히 걷는다.

▲ 강구항 영덕대게 판매전.
▲ 강구항 영덕대게 판매전.
블루로드의 출발점인 강구항은 영덕 대게의 집산지다. 대게철을 맞아 항구가 여느 때보다 한층 북적인다. 항구에 마련된 어시장은 규모는 작지만 당일 경매 받은 대게와 활어, 해산물이 최고로 싱싱한 상태로 거래된다. 대게는 그대로 아이스박스에 넣어 가거나 바로 쪄서 가져갈 수 있다.

<당일 여행 코스>블루로드 A코스 / 강구항→해맞이등산로 입구→고불봉→풍력발전단지→해맞이공원
블루로드 B코스 / 해맞이공원→석리마을→대게원조마을→블루로드다리→축산항
<1박 2일 여행 코스>첫째 날 / 강구항→해안도로→에너지전시관→풍력발전단지→해맞이캠핑장(숙박)
둘째 날 / 블루로드 B코스 걷기(해맞이공원→석리마을→대게원조마을→블루로드다리→축산항)

▲ 만대항 굴양식장과 갯벌.<br /><br />
▲ 만대항 굴양식장과 갯벌.
눈 씻고 마음 씻고
가족끼리, 연인끼리
여유·힐링시간 만끽을

■ 솔향기 길에 새기는 `희망 발자국` 태안 만대항

충남 태안군에 자리한 만대항은 태안반도의 끝자락에 위치한 포구다.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시작하는 상념에 젖기에는 이원면 만대항 일대가 호젓해서 좋다.

만대항에서의 새해 설계는 솔향기길이 어우러져 분위기를 더한다. 만대항은 태안 솔향기길 1코스의 출발점이다.만대항을 기점으로 반도 서쪽으로 내려서는 솔향기길 1코스의 저녁노을 트레킹은 `명품`의 반열에 올라 있다. 이 길은 위안의 길이고, 사색의 시간 길이다.

 

▲ 해질 무렵의 솔향기길.
▲ 해질 무렵의 솔향기길.

만대항을 기점으로 태안반도의 끝자락에는 상념을 부추기는 조연들이 길목마다 모습을 드러낸다. 삼형제바위, 새막금쉼터, 당봉전망대 등은 만대마을을 에워싸고 절경을 만들어낸다. 삼형제 바위는 일출을 맞기에 좋으며, 해넘이는 새막금쉼터 인근이 최적의 포인트다. 만대마을에서 하룻밤을 청한다면 당봉 전망대에 올라 반도의 동서쪽 바다에서 펼쳐지는 태양의 향연을 만끽할 수 있다. 만대항의 겨울은 굴이 푸짐하게 쏟아질 때다. 물이 빠지면 종패를 매단 굴 밭이 포구 앞으로 드넓게 도열한다. 올해는 작황이 예전같지 않지만 푸짐한 인심만은 그대로다. 만대항에는 횟집이 세곳. 횟감들도 풍성해 만대항의 주말을 들썩이게 만든다. 가로림만 일대는 태안 인근 바다중에서도 어족의 산란장으로 유명하다. 우럭, 노래미, 농어 등이 쏠쏠하게 나온다.

 

▲ 박속밀국낙지.<br /><br />
▲ 박속밀국낙지.

굴과 함께 박속밀국낙지탕은 태안 북부 여행의 겨울별미로도 손색이 없다. 박속밀국낙지탕은 통째로 넣은 낙지와 박이 어우러진 시원한 육수에 칼국수, 수제비를 넣어 먹는 맛이 독특하다. 원북, 이원 일대에서 박속밀국낙지를 맛볼 수 있다.

<당일 여행 코스>만대항→삼형제바위→용난굴→꾸지나무골 해변→신두리해안사구
<1박 2일 여행 코스>첫째 날 / 만대항→삼형제바위→용난굴→꾸지나무골 해변→신두리해안사구
둘째 날 / 사목 해변→마애삼존불→태안 서부시장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자료제공=한국관광공사>

    윤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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