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에 하나 나올 천재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1452년생 원숭이띠다. 그는 화가·조각가·발명가·물리학자·의학자·건축가·요리사 등등 `하늘이 특별히 제작한 인간`이었다.

과거(科擧)에서 장원급제를 무려 9번이나 한 율곡(1536), 호학(好學)·화가·개혁군주 정조(正祖·1752), 서울대 출신의 배우 김태희, 엘리자베스 테일러, 홍콩 배우 장국영 등이 다 원숭이띠. `재주 있고, 지혜롭고, 기민하고, 사람과 가장 많이 닮은 잔나비`의 해 丙申년 설날이 오는 8일이다.

국립경주박물관(관장 이영훈)은 5월 1일까지 `탁본으로 보는 원숭이 특별전`을 연다. 우라나라 사람들은 “아침에 원숭이란 말을 입에 올리면 재수 없다”해서 굳이 `잔나비`라 불렀지만, 중국에서는 장수 다산 풍요의 상징이라 해서 `원숭이궁(宮)`을 지어 숭배하는 지역도 있고, 원숭이의 동작을 빌린 권법(拳法)을 창안하기도 했다. 신라 법흥왕때 이차돈이 순교하자, 원숭이들이 떼를 지어 울었다는 `삼국유사`의 기록으로 보아 당시 한반도에도 원숭이가 있었다.

잔나비는 12지(支)의 9번째 동물로 8세기부터 능묘 둘레를 감싸는 호석(護石)에 새겨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능묘의 12지는 대부분 `군복을 입고 무기를 든` 장군의 모습으로 조각됐는데, 유독 김유신 장군 묘소의 호석은 문관(文官)이다. 이번에 전시되는 `원숭이상 탁본`은 성덕왕릉·구정동 방형분묘·경덕왕릉·원성왕릉·흥덕왕릉·진덕왕릉·김유신 능묘의 호석에서 탁본한 것인데, 매우 특별한 것은 탁본이 `입체적`이라는 점이다. 종래의 평면적 탁본이 아니라, 실물의 높낮이를 그대로 나타내 현장감·실감을 높인 `입체탁본 기법`을 사용한 것이다.

또 경주박물관은 6일부터 10일까지 관람객들을 위해 `설맞이 문화 한마당`을 마련한다. 어린이들을 위한 에니메이션을 상영하고, 9일에는 가족을 위한 마술 공연 등을 신라역사관 마당에서 펼치고, 풍물패의 사물놀이와 전통 민속 놀이들을 다양하게 체험할 수 있게 했다. 긴 설날 황금연휴를 박물관에서 알차게 보낼 일이다.

/서동훈(칼럼니스트)

    서동훈(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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