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미자나무는 목련과 갈잎덩굴나무로 꽃말은 `다시 만나요`이다.
오미자(五味子)는 다섯(五) 가지 맛(味)을 가진 열매(子)란 뜻이다. 오미는 단맛, 신맛, 쓴맛, 매운맛, 짠맛을 말한다. 오미자 열매는 맛도 좋을 뿐만 아니라 약효도 뛰어나 약재와 차, 술의 재료로 많이 이용됐다. 요즘은 그 씨도 역시 약으로 쓰는데, 그 이용가치가 열매보다 더 높다.

껍질은 시며, 과육은 달고, 씨는 맵고 쓰며, 전체적으로는 짠맛이 난다. 잘 익은 열매는 향기가 나며 맛이 좋아서 어린 시절 즐겨 따먹었다. 다섯 가지 맛은 미각뿐만 아니라 오장(五臟)과도 궁합이 잘 맞는다. 간장(肝臟)은 신맛(酸), 심장(心臟)은 쓴맛(苦), 비장(脾臟)은 단맛(甘), 폐(肺)는 매운맛(辛), 신장은 짠맛(鹹)에서 기운을 얻는다.

오미자나무는 중국, 일본, 만주, 대만 등과 우리나라 전역의 산야에 많이 자생한다. 중국 의서에 우리나라 산이 가장 우량하고 약용으로도 효과가 좋다는 기록이 있다. 오미자로 만든 음식으로는 오미자국, 오미자편, 오미자화채, 오미자차, 오미자술 등이 있다.

칠석 전날 밤에 견우와 직녀가 건너는 다리를 오작교(烏鵲橋)라고 하는데, 이 다리는 까치와 까마귀가 오미자나무의 가지를 물어다 만든다고 한다.

고려 문종 때 이영간은 연동사에서 공부를 했다. 이 절에는 “마시면 신선(神仙)이 된다”고 해서 `제세팔선주(濟世八仙酒)`로 불리는 술이 있었다. 그가 오고부터 연동사의 술독이 자꾸 줄어들었다. 스님들은 그를 의심했다. 억울한 누명을 쓴 이영간은 범인을 잡기 위해 술독을 지키고 있다가 술을 훔쳐가는 늙은 살쾡이를 잡았다. 살쾡이는 비서(秘書) 한 권을 주며 살려달라고 애원했다. 그는 책을 얻은 대신 살쾡이를 풀어주었고, 그 책으로 공부하여 과거에 급제하였다.

김한성 <수필가·한문 지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