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찔레나무는 장미과 갈잎떨기나무로 꽃말은 `고독`이다.
“엄마 일 가는 길에 하얀 찔레꽃 / 찔레꽃 하얀 잎은 맛도 좋지. / 배고픈 날 가만히 따 먹었다오. / 엄마 엄마 부르며 따 먹었다오.”(이연실 작사, 박태준 작곡, 이연실 노래 `찔레꽃`)

어린 시절 찔레 순을 꺾어서 껍질을 벗겨낸 후에 먹으면 아삭한 맛과 향이 입안에 번졌다. 보리를 수확하기 전, 먹거리가 없던 아이들은 허기를 채우기 위해 찔레 순을 따먹으며 이 동요를 불렀다. `찔레꽃이 필 무렵이면 딸네 집도 안 간다`는 속담도 있다. 쌀가루와 찔레꽃을 켜켜로 쌓고 찌면 떡이 익은 자리에 꽃은 사라지고, 고운 빛깔과 향기가 나는 달콤한 찔레꽃 떡이 된다.

옛날 고려에서는 해마다 어여쁜 처녀를 원나라에 바쳐야만 했다. 어느 산골 마을에 찔레와 달래라는 두 자매가 병든 아버지를 모시고 살고 있었다. 관원들에 의해 두 자매가 공녀로 끌려가게 되었다. 병든 아버지가 있다는 이야기와 서로 자기가 가겠다는 모습에 감동을 하여 찔레만 가게 되었다. 원나라에 끌려간 찔레는 운이 좋게 좋은 주인을 만나 그렇게 힘들지 않은 생활을 하며 살았다. 그러나 찔레에게는 고향에 두고 온 아버지와 달래 생각뿐이었다. 찔레는 그리움 때문에 병이 들고 말았다. 찔레를 불쌍히 여긴 주인이 며칠 고향에 다녀오라고 보내주었다. 고향으로 돌아간 찔레는 가족을 만날 수 없었다. 아버지는 찔레를 걱정하며 시름시름 앓다가 돌아가시고, 달래는 집을 나간 뒤 소식을 알 수 없었다. 찔레는 달래를 찾으러 산과 들을 헤매다 지쳐서 죽고 말았다.

그녀가 동생을 찾아 헤매면서 골짜기, 산, 개울에 흘린 눈물은 꽃이 되어 온 산천에 아름답게 피어났다.

김한성 <수필가·한문 지도사>